[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미국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배경으로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싱가포르 실무회담에 지난주 나타나지 않고 연락에 응답하지 않아 약속을 깬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의 약속 파기 등 신뢰를 져버린 행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일 방북했을 때, 양측은 지난주에 싱가포르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아무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은 우리를 바람 맞혔다"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북한에 수많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이러한 대화 중단은 심각한 신뢰 부족을 야기한다"며 "북한은 전문가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 초청하겠다는 약속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리비아모델' 언급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그를 비난한 24일 담화를 언급하면서 "어제 밤 펜스 부통령을 지목해 공격하는 내용의 성명이 도착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성명은) 미국을 위협하는 내용"이라며 "미국과 회담장에서 만나든지 '핵 대 핵 대결을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반응이 (우리가 갖고 있는) '인내의 한계'였다"며 "이것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기꺼이 통과하고자 한다면 뒷문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이는 그들이 최소한 수사(표현) 방식을 바꾸는 것과 관련있다"며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으나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미국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배경으로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싱가포르 실무회담에 지난주 나타나지 않고 연락에 응답하지 않아 약속을 깬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자료사진=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