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신인 투수 안우진(19)을 25일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올해 넥센에 입단한 안우진의 프로 데뷔 첫 1군 등록이다.

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1차 지명돼 6억원의 거액 계약금을 받고 넥센에 입단했다. 193cm-93kg의 빼어난 신체 조건에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져 초고교급 투수로 주목 받았던 기대주다.

하지만 안우진은 문제가 좀 있어 그동안 데뷔를 못하고 있었다. 고교시절 후배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간 국가대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 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 구단 역시 여론의 따가운 질책 속 안우진에게 자체 징계를 내렸다.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고 스프링캠프에도 참가시키지 않았다.

안우진의 넥센 구단 자체 징계는 끝났다. 넥센은 현재 시즌 51경기를 소화해 안우진은 1군 등록에 걸림돌이 없으졌으며, 구단은 기다렸다는 듯 이날 롯데와 홈 3연전을 앞두고 안우진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안우진은 그동안 2군 훈련장인 화성에서 훈련을 소화하며 평가전 등판 등으로 투구감각을 유지해왔다.

넥센이 안우진에게 자체 징계를 한 것은 고육지책이었다. 50경기 출장 정지 조치를 취함으로써 넥센은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신인을 개막 후 두 달이 되도록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입단 이전 고교시절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사실 넥센으로서는 선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질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안우진에게 자숙하며 반성할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 징계를 내렸다. 징계 기간도 채워 절차상 문제도 없다.

그럼에도 넥센은 안우진의 등록으로 또 눈총을 받게 됐다. 매우 민감한 시기에 안우진의 1군 등록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바로 이틀 전, 넥센 소속 박동원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 원정 중 밤에 술을 먹고 벌어진 일로 박동원과 조상우는 등록 말소됐고, KBO로부터 참가할동정지 처분을 받았다.

시즌 도중 주전 포수와 마무리투수가 전열에서 이탈해 난처한 상황에 빠진 넥센으로서는 징계 기간이 끝난 안우진을 1군 합류시키는 것이 전력 보강 차원에서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넥센에 실망하고 있던 팬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던 안우진이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고 있다. 넥센은 어차피 한 차례 겪을 홍역이었던 안우진 등록 카드를 난감한 시점에서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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