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국내 첫 평가전을 기분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대표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온두라스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팀이고, FIFA 랭킹 59위로 한국(61위)과 별 차이가 없어 크게 두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이런 온두라스를 상대로 한국은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두 골로는 다소 부족해 보인 경기 내용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래도 신태용 감독의 선수 보는 눈과 용병술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 14일 신 감독이 28명의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 소위 '깜짝 발탁'이 있었다.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한 번도 A매치를 뛰어본 적이 없는 스무살 이승우와 무명에 가까운 문선민이었다. 가진 기량으로는 대표팀 선발이 크게 어색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월드컵 본선을 눈앞에 둔 대표팀에 처음 뽑혔으니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다.

이승우는 이날 온두라스전에 선발로, 문선민은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한국의 두 골이 만들어진 장면. 후반 14분,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손흥민에게 패스를 해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가 이승우였다. 이승우가 상대 진영 우측에서 볼을 빼앗아 가운데 있던 손흥민에게 내준 패스가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연결돼 터져나온 골이었다.

문선민은 후반 10분 이청용과 교체해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후반 28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바로 이 문선민이 넣었다. 황희찬이 온두라스 좌측을 뚫고 들어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던 문선민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다. 문선민은 달려드는 온두라스 수비를 가볍게 제치고 골키퍼의 동작까지 살피며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승우의 도움에 의한 손흥민의 골, 황희찬의 도움에 의한 문선민의 골. 이승우와 문선민은 A매치 데뷔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하나씩 올렸고, 손흥민과 황희찬은 역시 한국대표팀 공격의 핵심다운 활약상을 보여주며 건재를 알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승우와 문선민을 깜짝 발탁하지 않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그림이다. 공교롭게도 대표팀 소집 직전 권창훈과 이근호가 부상을 당해 합류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는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기성용 이재성 등이 출전하지 못했다. 

그렇게 이승우와 문선민은 조금은 편하게(?) A매치 데뷔 출전 기회를 얻었고, 신태용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그림을 인상적인 도움과 골로 완성했다. 더군다나 처음 발을 맞춰본 대표팀의 기존 공격진 손흥민 황희찬과 척척 호흡을 맞추며 완성한 그림이어서 더욱 빛나고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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