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관심속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전장·자율주행 등 ‘속도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과 SK, LG가 자동차 관련 사업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오너 경영자의 큰 관심속에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가 주력인 현대자동차를 포함하면 재계 ‘빅4’ 모두 자동차 기술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 부품인 전장과,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 5G자율주행차 두 대가 나란히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전장부품과 자율주행차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20년에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3033억달러(약 326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인 리포트린커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2030년에 1731억5000만달러(186조2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자동차 기술의 시너지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 복귀 후 세 번째 해외 출장에서 전장업체를 만나며 인공지능(AI)과 함께 자동차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점찍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과 홍콩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일본 우시오 전기, 야자키 등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전장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중국 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우시오 전기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용 노광 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야자키는 자동차용 전원과 통신 케이블, 전방표시장치(HUD) 등 전장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SK 역시 최태원 회장의 관심 속에 자율주행차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화성에 마련한 K-시티를 거점으로 5G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차 경쟁력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2대의 5G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에 성공했다. 복수의 5G 자율주행차가 서로의 경로·안전을 살피며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SK텔레콤은 5G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내년부터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자율주행 시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HD맵을 개발하고,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시스템 실증과제를 수행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구광모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가 진행되고 있는 LG역시 전장 사업에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LG는 지난 4월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트램프 전문 제조사 ZKW를 인수하며 전장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ZKW 인수를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차세대 융복합 제품 개발 등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자율주행 분야 차세대 제품 개발 등 양사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앞으로 LG를 이끌 예정인 구 상무는 그동안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왔다. IT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자동차와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첨단 기술의 융합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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