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끝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함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향후 4년간의 지역 일꾼 4028명을 뽑는 제7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확실시된다. 민주당의 압승은 문재인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율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최근 남북관계 등 평화무드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권은 향후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3일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사퇴를 시사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계구도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국 1만4134곳 투표소에서 투표가 마감된 가운데 14일 오전12시30분을 기준으로 민주당은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14곳, 국회의원 재보선 12곳 중 11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중 경북지사는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제주지사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경남지사(개표율 36.84%)에서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49.2%)가 한국당 김태호 후보(46.8%)에게 2.4%p 근소하게 앞서기 시작했다.

국회의원 재보선 12곳 중에서는 서울 노원구병·송파구을을 비롯한 10곳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경북 김천에서는 무소속 최대원 후보가 52.0%를 득표(개표율 27.9%)하면서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고, 충북 제천단양(개표율 67%)에서는 민주당 이후삼 후보(48.99%)와 한국당 엄태영 후보(44.07%)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6시 지방선거 투표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KBS·MBC·SBS 방송3사의 공동출구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압승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재보선 12곳 중 10곳,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교육감들이 17곳 중 13곳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민주당 압승의 주된 요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송3사가 출구조사와 함께 실시한 심층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80.2%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 중 33.3%가 '매우 잘하고 있다', 46.9%가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방송3사는 이날 심층조사에서 유권자들에게 '국정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와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라는 두 입장 중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2%가 정부 여당에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을 택했다.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25.8%에 그쳤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10.0%였다.

홍준표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5분 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위치한 개표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출구조사 발표 후 10분간 지켜보다가 당 지도부는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반면 출구조사 발표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민주당 선거상황실은 함성과 박수소리로 뒤덮였다. 추미애 당 대표는 "오늘 이 승리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평화와 경제, 민생에 손을 들어주신 것이고 이를 가슴 깊이 새기면서 집권당으로서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민주당의 완승과 한국당 패배에 대해 "지난 촛불 이후 특별한 상황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연속선상에서 치렀던 선거"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고 남북관계도 평화기조이며 중간에 있던 유권자들이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힘을 몰아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보았다.

특히 조진만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30%의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현 정부와 싸우기 어렵다"며 "후보자들이 홍준표 대표에게 오지 말라고 하고 당대표 연설에 클락션을 울리고, 그것이 자유한국당의 현재 모습이고 국민들이 보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 대통령 반대자를 떠나서 보수층이 마음 두거나 합리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며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몰아줘야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투표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조 교수는 향후 정국에 대해 "한국당은 지난 박근혜 정부부터 해서 국민 민심을 되돌리거나 지지세력을 확장시키는 데에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보수 진영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한 다음 총선까지 이러한 기조가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