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가 페널티킥 실패 등 전혀 기량 발휘를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앞서 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해트트릭으로 펄펄 난 것과 대비돼 메시의 부진이 더욱 초라해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16일 밤(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스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새벽에 열린 B조 1차전에서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3-3으로 비겼다. 

아르헨티나도 비기고 포르투갈도 비겼는데 메시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고, 호날두는 극찬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탓'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고, 포르투갈은 호날두 '덕'에 질 뻔한 경기에서 승점 1을 챙겼기 때문이다.

   
▲ 사진=FIFA 공식 페이스북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아이슬란드에게 얼마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더군다나 아르헨티나에는 위대한 메시가 있었다. 특히 메시의 영원한 라이벌 호날두가 '무적함대' 스페인에 홀로 맞서며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을 세운 후라 메시를 향한 축구팬들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메시는 초반 아이슬란드의 밀집 수비를 뚫으며 드리블 돌파를 하고 슈팅을 날리는 등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는가 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완강한 수비에 막혀 플레이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메시는 킥이나 볼트래핑 실수를 잦아졌다. 전반 아르헨티나가 아구에로의 멋진 터닝슛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아이슬란드가 핀보르가손의 골로 금방 만회하며 전반은 1-1로 끝났다. 평소답지 않았던 메시는 전반 3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은 1개뿐이었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후반 들어서도 아르헨티나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메시에게도 기회가 여러번 왔지만 슈팅은 성급했고, 프리킥이나 코너킥에서 메시가 찬 볼은 정확성이 부족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에게 최고의 찬스가 찾아왔는데 악몽으로 변했다. 후반 19분 메사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당연히 키커로는 메시가 나섰다. 아르헨티나가 드디어 리드를 잡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순간이었다. 

메시는 여유있게 왼발로 슛을 날렸다. 볼은 골문 좌측으로 향했으나 한스 할도르슨 골키퍼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메시는 고개를 떨궜고 아르헨티나 응원 팬들의 탄식이 넘쳤다.

이 결정적인 페널티킥 찬스를 메시가 놓침으로써 아르헨티나는 결국 1-1로 아이슬란드와 비기고 말았다. 메시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체격이 월등한 아이슬란드 수비를 뚫지 못해 답답해 했고 슈팅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메시는 이 경기에서 총 10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한번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메시의 부진과 겹쳐 호날두의 스페인전 활약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호날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제대로 차 넣어 첫 골을 뽑아냈고,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두번째 골을 터뜨려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2-3으로 포르투갈이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신계(神界)'에서 함께 놀던 두 축구신이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처럼 극과 극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한 경시씩 치렀을 뿐이다. 어쩌면 호날두와 메시에게는 모두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둘은 또 어떤 월드컵 스토리를 쓸까. 

호날두의 다음 경기는 20일 오후 9시 모로코전이고, 메시는 22일 오전 3시 크로아티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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