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7일로 신경영 선언 21주년을 맞았다.
이건희회장은 21년전인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전계열사 사장단과 비서실 핵심 임원들을 불러놓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다 바꿔보자"며 신경영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양경영에서 질경영으로 그룹경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글로벌 초일류상품을 만들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취지였다.
|
 |
|
▲ 이건희 삼성 회장/뉴시스 자료사진 |
이회장은 '사자후'를 토했다. 사장들에게 하루에 10시간이상 신경영이 왜 필요한지를 특강하는 등 열정을 과시했다. 당시 회의에서 이수빈 비서실장은 "질경영 못지않게 양경영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가 이회장이 찻잔을 내리치는 등 결연한 질경영 의지를 과시했다.
신경영은 이에앞서 이회장이 미국의 가전매장에서 삼성제품이 구석에 쳐박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으면서 본격화했다. 가전매장 앞에 일본 제품이 진열돼 있고, 삼성제품은 구석에 먼지가 끼여있는데다, 가격도 싸구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후 질경영으로 대대적인 방향타를 전환하고, 반도체 LCD 가전 휴대폰사업에서 일취월장했다.
이들 주력제품은 세계1등을 했다. 갤럭시시리즈로 대표하는 스마트폰사업은 미국의 자존심 애플을 누르고 연간 4억대이상 판매하면서 세계1등을 질주하고 있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도 소니 히타치 등 일본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올랐다. 반도체와 LCD도 1등을 구가중이다. 삼성은 더 나아가 2차전지와 태양광 헬스케어 바이오제약 등을 미래신수종으로 선정해 집중투자중이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질경영에서 이제 마하경영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중이다. 그룹의 시스템과 부품 설계 등에서부터 완제품 조립 판매까지 다시금 완전히 바꿔보자는 게 마하경영이다. 마하경영을 진두지휘해온 이건희 회장은 한달전부터 급성심근 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의 병중에도 불구하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IT모바일부문 사장, 윤부근 가전사업부문 사장 등 전문경영인과 합심해 그룹경영을 차질없이 이끌어가고 있다. 이회장의 후계자로서 자질과 리더십 소통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룹안팎의 평가다.
삼성은 이회장의 병중을 감안해서 신경영21주년을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 신경영20주기 때는 삼성이노베이션 포럼, 국제학술대회, 하계수련회등을 개최해 신경영의 의미와 성과를 대대적으로 알린 바 있다. 올해는 이회장의 건강회복과 쾌유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신경영 21주를 가졌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