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네이마르가 막히니까 브라질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언제나 우승후보' 브라질이 1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겼다. 브라질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것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스웨덴과 1-1로 비긴 후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브라질은 전반 19분 쿠니뉴가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4분 스위스 슈테벤 추버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스위스는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1-0으로 꺾은 세르비아가 승점 3점으로 E조 1위로 나섰다.

브라질이 스위스와 비긴 것은 브라질에게는 충격적인 결과다. 브라질이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한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팀의 중심인 네이마르가 제대로 기량 발휘를 못한 탓이 컸다.

부상에서 회복한 네이마르는 기대했던 것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스위스의 집중 견제와 거친 몸싸움에 주특기인 드리블 돌파를 시원하게 펼치지 못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킥은 부정확했다. 네이마르가 침체하니 브라질은 승리를 얻지 못했다.

   
▲ 사진=FIFA 공식 페이스북


브라질의 이날 1차전은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1차전과 닮은꼴이었다. 16일 밤 열린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D조 1차전도 1-1 무승부였다. 아르헨티나가 아구에로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아이슬란드에 동점골을 허용한 것도 비슷했고,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의 핵심인 메시가 제 몫을 못한 것도 닮았다.

메시는 메시다운 활약을 못했고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심지어 후반 찾아온 페널티킥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실수로 아르헨티나의 승리 기회를 날리며 고개를 떨궜다.

네이마르와 메시는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간판선수이며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또한 둘은 월드컵에서 풀어야 할 한이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네이마르는 4년 전 자국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8강전까지 4골을 넣는 등 브라질을 이끌다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허리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네이마르가 빠진 채 브라질은 독일과 준결승에서 만나 1-7로 치욕적인 참패를 당했다. 네이마르가 4년간 절치부심하며 월드컵을 기다려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메시 역시 월드컵은 마지막 남은 도전 무대다. 바로 고국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는 이끌었지만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메시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우승 욕심이 큰 메시다.

이처럼 닮은 점이 많은 네이마르와 메시, 둘이 이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첫 경기를 나란히 1-1 무승부로 출발했다. 앞으로 둘의 운명은 어떻게 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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