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소의 가동률 저하의 원인으로 설비고장에 의한 발전 정지를 꼽은 것에 대해 정비에 소요되는 기간이 과도함에도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15일 예정에 없던 이사회를 열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천지 1·2호기 및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건설 백지화를 결정했다.
지난 1983년 4월22일 상업운전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1억3812만MWh의 전력을 공급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20일부터 가동이 중단됐으나,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하면서 2022년까지 연장 운전을 승인함에 따라 2015년 6월23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한수원은 수명 연장 당시 8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월성 1호기의 가동률이 2016년 설비고장에 의한 발전정지(2회) 및 경주 지진으로 인한 설비점검을 거치며 53.3%로 저하된 후 지난해와 올해 각각 40.6%·0%로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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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1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
또한 후쿠시마 사고·경주 지진에 따른 강화된 규제환경 등을 언급하며 향후 가동률 역시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우며, 월성 1호기는 매년 적자가 누적되는 등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경영상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월성 1호기의 가동률이 저하된 것은 계속운전을 위해 56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지난해 5월28일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출력을 낮추는 과정에서 가동을 중단한 이후 1년이 지난 최근까지 가동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당초 월성 1호기를 계속운전할 경우 미가동 대비 1650억원 수준의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 한수원이 말을 바꾼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비를 완료한 후에도 문제가 발생, 출력을 낮추거나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등의 문제가 빗발치는 것도 원전 가동률을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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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1·2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
지난 3월11일 14개월 간의 정비를 마치고 발전을 재개한 신고리 1호기는 지난달 28일 핵심 부품인 제어봉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출력을 85%로 낮췄다가 같은달 31일 정상운영에 돌입했다.
고리 3호기는 지난해 1월19일부터 1년4개월 가량 격납건물 라이너 플레이트 부식 점검·보수 작업을 진행했으나 재가동 승인 이후 2주 만에 두 차례 고장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업계는 이밖에도 구조물 특별점검 및 보수 등에 각각 1년1개월·1년3개월이 소요된 고리 4호기와 신고리 3호기 및 신월성 1호기 등의 사례를 들며 통상적으로 1~3개월이면 마무리할 수 있는 정기검사가 4배 이상 장기화된 것에 의문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기간이 길면 재가동시 문제라도 없어야 하는데 다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면 원전 수출에도 지장이 생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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