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개최국 러시아는 강했다. 유럽축구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러시아가 2연승을 내달리며 3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러시아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이집트에 3-1 완승을 했다. 공식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대파한 데 이어 2연승을 거둔 러시아는 승점 6점을 확보했다. 

   
▲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가 16강에 못갈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21일 0시에 열리는 우루과이-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승 중인 우루과이가 이기거나 비기면 러시아의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사우디가 우루과이와 이집트를 모두 꺾고, 러시아가 우루과이와 3차전에서 패하면 러시아 우루과이 사우디 3팀이 2승 1패 동률이 된다. 골득실 등을 따지게 되지만 사우디가 2연승을 할 가능성도 희박하고,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골득실 +7인 러시아를 +1인 우루과이나 -5인 사우디가 따라잡기는 힘들다. 

러시아는 구 소련 시절이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한 번도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승리 외에는 답이 없었던 이집트는 어깨 부상에서 회복중인 살라를 선발 출전시키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컨디션 회복이 완전치 않았던 살라는 전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살라는 0-3으로 뒤지던 후반 페널티킥 골을 넣긴 했지만 이집트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그 이상이었고, 살라는 '이집트의 왕자'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0-0으로 전반을 끝낸 러시아는 후반 시작 직후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로만 조브닌의 중거리 슛이 이집트 아흐마드 파트히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이집트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어 후반 13분 체리셰프, 16분 주바의 연속골이 나오며 3-0으로 달아나 승리를 확정지었다. 사우디와 개막전에서 두 골을 넣었던 체리셰프는 대회 3호 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득점 공동 선두로 나섰다. 호날두는 스페인과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개최국 러시아가 대회 초반 승승장구하며 16강을 사실상 확정짓자 축구팬들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보는 것 같다며 비교하기도 했다. 2002 월드컵 당시 공동 개최국이었던 한국은 약체라는 예상을 깨고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4강까지 오르는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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