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제습기 기온·습도에 판매 영향…기상 정보 살피며 탄력 대응 계획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전 제조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마가 에어컨과 제습기 등 계절 가전 판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가전 성수기를 맞아 가전 제조사들은 마케팅을 강화하며 제품 홍보와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LG전자 군포물류센터에서 에어컨 설치기사들이 LG 휘센 씽큐 에어컨을 배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특히 각 가전 제조사들은 올 여름 장마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온과 습도 등이 제품 판매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른장마와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해는 에어컨 수요가 급증한다. 반면 장마 기간이 길어 습한 날이 길어지면 제습기 판매가 늘어나는 식이다.

최근 한 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날들이 잦아지면서 에어컨 제조사들이 먼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에어컨 수요를 늘려 잡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제품 공급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의 에어컨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0% 늘리면서 성수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 첫 주 판매량이 전주 대비 40% 증가한 LG전자도 생산라인과 물류시설을 분주하게 가동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AI버튼 하나로 실내외 온도·습도와 같은 환경 정보와 에어컨 작동시간·선호하는 바람세기 등 사용자의 제품 사용 패턴을 분석한다. 1주일 정도 지나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냉방·무풍·제습·청정 기능을 알아서 실행한다.

LG전자의 ‘휘센 씽큐 에어컨’은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를 탑재했다. 이 제품은 고객이 주로 머무르는 공간뿐 아니라 생활환경, 사용패턴, 실내·외 온도, 습도, 공기질 등을 학습해 최적화된 방식으로 냉방한다.

중소가전사들이 선전하고 있는 제습기 시장 역시 날씨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위닉스·대우전자·캐리어 등은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등 물량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제습기가 에어컨에 비해 적은 전력 소비량으로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제습기 시장은 2013년 100만대를 넘기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이후 마른장마 등의 영향으로 60만대 규모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는 봄부터 비가 자주 내렸고, 한 여름에도 국지성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제습기 제조사들의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가전은 특성상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예보와 실제 날씨가 다를 수 있고 변수가 많다. 성수기가 끝날 때까지는 기상 정보를 확인하며 탄력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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