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 월드컵이 조별리그 2차전을 시작하자마자 16강 탈락 확정팀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경기를 시작한 A조에서는 개최국 러시아와 남미의 전통적 강호 우루과이가 나란히 2승씩 올려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이 두 팀에게 번갈아 패한 아프리카의 이집트,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나란히 2연패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B조에서는 2연패한 모로코만 탈락이 결정났다. 1차전서 맞대결해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2차전에서 각각 이란, 모로코를 1-0으로 물리쳤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나란히 1승 1무, 이란이 1승 1패가 됐다. 결국 이 세 팀 가운데 16강에 오를 두 팀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3차전 대진은 스페인-모로코, 포르투갈-이란이다. 만약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16강에 오른다면 A조에서 탈락하는 두 팀도 아프리카(모로코)와 아시아(이란) 팀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멕시코와 2차전(한국시간 23일 24시 시작)을 앞둔 F조의 한국은 착잡하다. 1차전에서 꼭 이겼어야 할, 최소한 무승부라도 건졌어야 할 상대인 스웨덴에 0-1로 졌다. 또 다른 경기에서는 멕시코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스웨덴전에서 맥빠진 모습으로 유효슈팅 1개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의 경기력을 지켜본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물론 부진한 모습을 보인 몇몇 선수들에게는 비난의 화살, 아니 비난의 장거리 미사일을 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국의 2차전 상대, 독일을 꺾은 멕시코다. 작은 산(스웨덴)도 못 넘고 헉헉댔는데 갑자기 더 높이 솟아오른 험한 산(멕시코)을 만난 한국이다.

그럼 한국은 축구팬들의 기대(?)대로 멕시코에게도 맥없이 져 2연패를 할까. 그렇게 사우디처럼 2경기만 치르고 16강 탈락이 확정돼 짐 쌀 준비를 할까. 4년을 기다려온 월드컵 무대를 이렇게 허무하게 마감할 것인가.

신태용 감독이나 대표선수들은 멕시코전에서 어떻게든 '생명연장'의 끈을 붙잡아야 한다. 멕시코를 이겨버리거나, 최소한 비기기라도 해 3차전 독일전까지 팬들이 '혹시나' 하는 염원을 안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할 수 있도록은 해줘야 한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스웨덴전 패배 후 신태용 감독은 죄송하다고 했고 멕시코전 준비를 잘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 스스로도 반성하고 자책하며 멕시코를 상대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스웨덴전 후 대표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선수들은 의기소침해졌지만, 그래도 훈련 때 서로 "여기서 무너지지 말자"는 격려와 다짐을 하면서 활기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대표팀은 오늘 오후 베이스캠프 상트페데르부르크를 떠나 멕시코와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선수단의 짐 속에 스웨덴전 패배의 아픔 대신 새로운 각오와 자신감을 꽉꽉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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