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직 해임이라는 극단적 상황도 배제 못해...일본 롯데 이사진 설득 필요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오는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구속 상태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석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도 신 회장 해임안을 제출하며 경영권 탈환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이사직 해임이라는 극단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해임된다면 롯데의 한일 간 공조 관계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항소심 5차 공판에서 법원에 보석 허가를 다시 한 번 호소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항소심에서 신 회장의 변호인은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신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신 회장과 변호인 측은 "신 회장이 구속되자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일본 롯데 정기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며 "일본 주주를 설득 중인데 구속 상태에서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 회장이 해임되면 한국 롯데에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 역시 재판부에 "이번 주총에서는 저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며 "직접 참석해 주주들에게 해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해외 출국이 어렵다면 국내에서 전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입장을 꼭 설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금 그룹에는 해결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를 수습할 기회를 주기를 바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일본 롯데의 정기 주총은 29일로 예정돼 있어 28일까지 보석이 받아들여져야 신 회장의 일본행이 성사된다. 하지만 재판부에서 언제 보석을 결정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앞서 주총이 열릴 때마다 1~2주 정도를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 롯데 대주주와 이사진을 만나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하고 의혹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소해 왔다. 실제로 신 회장의 이러한 사전 정지작업이 그간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러한 사전 행보조차도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 회장 측으로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신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는 황각규 부회장 등 한국 롯데 임원들이 일본 롯데 이사진을 상대로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고는 있으나 신 회장의 공백을 매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만약 신 회장이 보석으로 나오지 못한다면 총수 부재 속에 처음으로 일본 롯데 주총이 열리는 것"이라며 "극단의 상황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 롯데 주주들의 의중을 현재로서는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해임될 경우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신 회장에게 일본롯데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법원의 관용과 선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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