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엔터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인기를 등에 업은 JYP엔터는 시가총액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방탄소년단 등 국내 한류 콘텐츠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엔터주 재평가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차트에 입성하고 와이지엔터의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는 영국(UK) 싱글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JYP엔터의 걸그룹 트와이스 또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스튜디오드래곤은 세계적인 온라인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 와이지엔터소속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와이지엔터테인먼트


올해 들어 꾸준하게 상승 흐름을 보인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달 21일 사상 최고가인 2만 6500원까지 올랐다. 어느덧 시가총액은 8700억원 수준에 육박했다.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가 국내 음원 시장을 넘어 일본을 비롯,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따라온 결과다. 

트와이스는 오는 8월까지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같은 회사 남성그룹 갓세븐(GOT7)도 월드 투어를 계획 중이다. 콘서트는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아이템 중 하나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작년 중국 음원시장 진출 지연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도 최근 반등 추세다. 특히 와이지의 경우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신곡 ‘뚜두뚜두’는 국내보단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으로 이미 영국 UK싱글차트에 입성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은 신곡 발표 1주일 만에 구독자 수가 무려 110만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제고된 데에 방탄소년단(BTS)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들을 중심으로 유튜브 내에서 케이팝 조회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스엠·와이지·JYP·빅히트 등 국내 4대 기획사 유튜브 평균 조회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최근 1개월 구독자수 증가율만 평균 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콘텐츠도 최근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21일 넷플릭스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계약 금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단일판매 공급계약 체결 공시 기준을 고려할 때 작년 매출액 2867억원의 10%인 29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최소 287억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스튜디오드래곤은 ‘미스터 선샤인’ 제작비의 70%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제작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면 드라마 제작사들의 기업가치도 자연스레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올 2분기에만 약 20% 상승했다.

지금까지 엔터주들에 대해서는 ‘매력적이지만 불확실한 종목’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많은 부분 스타 연예인이라는 ‘사람’에 기댄 수익이기 때문에 돌발변수가 워낙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엔터기업들은 스타 한두 명에 기대는 구조에서 벗어나 점차 각자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콘텐츠 활용 범위가 특정 국가 내에서 전 세계로 확장됨에 따라 콘텐츠 사업자 몸값은 급속히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주들이 비단 연예인을 간판으로 한 비즈니스가 아닌,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실적 안정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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