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관세폭탄 판매 격감 위기 '나몰라라', 고임파업 자제 생산성제고를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현대자동차 노조가 다시금 파업놀음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노조는 여전히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공장라인을 멈추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정부와 공동정부를 구성한 듯이 촛불청구서를 잇따라 내밀고 있다. 민노총산하 현대차 노조도 사측에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더욱 강퍅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처한 상황을 중시해야 한다. 가장 큰 리스크는 임박한 미국의 통상압박. 트럼프 행정부는 9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0~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미국발 관세쇼크가 발효되면 현대차 기아차의 대미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대미수출을 거의 포기해야 하는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자동차의 대미수출은 연간 85만대로 이중 현대차와 기아차 비중이 절대적이다. 현대차로선 미국공장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생산 감축을 수반하게 된다. 노조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 현대차와 기아차 울산공장및 남양공장 등을 포함한 국내자동차생태계의 13만개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노조원들이 한가하게 연례파업에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아니다. GM군산공장의 폐쇄에 대해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아야 한다. 군상공장의 비극이 어느날 갑자기 현대차 울산공장 전주공장에도 들이닥칠 수 있다.

미국 관세폭탄은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 중간선거(11월) 승리를 노리는 트럼프는 디트로이트 등의 러스트벨트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기위해 상무부에 관세문제에 대해 신속한 대처를 하라고 독촉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측에 고율관세가 한미FTA협정을 훼손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트럼프행정부가 얼마나 한국측 입장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수익성에도 위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조치로 지난해 중국판매가 급감했다. 미국판매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450만대로 전년보다 6.4% 줄었다. 현대 기아차 전체 판매대수도 줄었다. 영업이익은 격감하고 있다. 1분기 판매는 22조4365억원으로 전년(23조3660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8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2508억원에 비해 추락했다.

더구나 그룹 지배구조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룹은 정의선 부회장 주도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와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미국 투기자본이 엘리엇이 극렬 반대하고, 국민연금마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차 지배구조도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정부의 과도한 지배구조규제와 경영권 방어수단 미흡으로 투기자본이 얼마든지 공격하고 흔들 수 있다.

현대차근로자들의 생산성은 세계꼴찌수준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자동차 1대당 생산에 소요된 시간을 보면 26.8시간(2015년 기준)으로 일본 도요타자동차(24.1시간), 미국 포드자동차 (21.3시간), GM(23.4T시간)에 비해 11~25%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임금도 경쟁국에 비해 높다. 울산공장 노동자 임금은 중국 충칭 공장 근로자에 비해 9배 더 많이 받는다. 이러니 국내공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차례도 증설되지 않고 있다. 모든 생산시설이 미국 유럽 동남아 인도 등으로 가고 있다.

   
▲ 현대차노조가 7년째 고임금파업을 준비중이다. 회사는 트럼프관세폭탄과 판매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격감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는 올해도 5%기본급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등을 요구하며 파업찬반투표를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고임임금파업을 자제하고, 생산성향상에 사측과 힘을 합쳐야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조는 회사의 위기를 외면한채 고임금파업만 노리고 있다. 노조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5.3%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을 요구하며 7월 2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이대로가면 파업찬성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가 처한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는 도요타노조는 월 1만대의 소폭 임금인상에 합의하고, 사측과 함께 생산성향상과 공정혁신에 힘을 합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25조원(36%증가)의 순이익을 냈다. 도요타 노조는 회사의 호화에도 욕구를 자제하고 노사 합동으로 친환경차량 개발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도요타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화합대신 투쟁과 파업으로 가고 있다.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원은 연봉이 1억원대에 육박한다. 노조원 중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귀족노조에 해당한다. 60세 정년도 보장되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내우외환을 감안하면 노조도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전임 노조지도자들이 숱하게 경고하는 것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집권여당 중진마저 중국 충칭공장 근로자에 비해 임금은 9배 받으면서 생산성은 떨어지는 현대차의 미래가 어둡다고 경고했겠는가?

현대차 노조는 도요타노조처럼 회사부터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합심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생산성향상에 힘써 국내공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사업장의 경쟁력이 없어지면 GM군산공장의 전철을 밟게 된다. 공장문문이 닫힌 후에 노조원들이 붉은 띠 두르고 정치권과 청와대앞에서 농성해봤자 소용없다.

2012년이후 지속된 연례 파업의 악순환을 해소해야 한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노조원들이 고임금파업을 즐기는 것은 자해적인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의 현명한 처신을 기대한다.

국내시장에도 독일과 일본차가 본격적으로 점령하고 있다. 연간 10만대이상 팔리는 독일차도 있다. 강남과 용산동부이촌동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는 수입차 비중이 30~40%로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회사만이 아니라 노조도 수입차 점령에 대해 식은땀을 흘려야 한다.

현대차노조가 파업과 고임금파티에 집착할수록 국민들은 현대차에 대해 외면하고, 수입차구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들은 노조의 이기주의와 탐욕에 냉담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애국심마케팅에 호소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 품질 향상과 브랜드제고로  내수시장을 회복하고, 수출시장도 다시금 개척해야 한다. 수소차시장의 선점과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경쟁력강화도 발등에 불이다. 노사가 손을 잡지 않으면 글로벌5의 위상도 흔들릴 것이다. 노조가 공장주도권을 장악한 현대차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