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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회장 내정자, 국민연금 관계 어떻게 풀까
경영권 독립성 등 확보 위해 주주친화 정책 펼칠 듯
박유진 기자
2018-06-30 15:30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됐지만 현재까지도 포스코를 국영기업인양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국가의 혈세로 출범한 태생적 특성과 더불어 최대주주 자리에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2006년 2월까지만 해도 SK텔레콤(당시 지분 2.85%)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한 이후 최대주주 자리가 뒤바꼈다.


국민연금이 가진 포스코 지분은 현재 기준 11.31%로 최대주주에 해당된다. 2006년 2월 2.76%에 그쳤던 게 매년 상승해 2009년 1월 6.33%까지 오른 뒤 지금의 지분율을 가지게 됐다.


국민연금이 꾸준히 포스코의 지분을 사들이게 된 배경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국가의 혈세를 통해 탄생한 포스코는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돼 사기업이 됐지만 자사주 비중은 작고 외인 지분율이 60%에 달하는 등 지분구조상 지배주주가 없어 M&A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2006년 글로벌 철강업계에는 M&A 열풍이 불면서 아시아에도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세계 1위 철강기업 미탈스틸이 2위 업체 아르셀로(룩셈부르크) 인수를 시도하는 등 다음 타깃이 아시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적대적 M&A 때 기업들은 자신의 '백기사'를 자처해 줄 우호지분 늘려야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데 포스코의 우호지분율은 당시 기준 25% 선에 그쳐 30%대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 결과 당시 포스코의 수장이었던 이구택 전 회장은 포스코의 우호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는 데 애썼고, 연기금을 비롯해 우리은행과 농협 등 금융기관 등의 추가 지분 매입을 끌어낸 뒤 우호지분을 30%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꾸준한 지분 추가 매입, 매도 등을 통해 오늘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포스코로선 국민연금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하게 된 셈인데, 국민연금은 자신들의 권한 중 하나인 경영권 개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공단 설립 취지와 기금운용 목적상 기업의 지분 매입은 '투자 목적'에 해당되기 때문에 경영권 개입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치권과 일부 경제·시민단체들의 생각은 다른 모습이다. 최근 일부 여당 의원과 경제단체 일각에서는 내달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둔 국민연금이 향후 포스코의 경영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전임 회장의 측근들이 지속해서 CEO 후보로 추대되는 등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이 있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의견 개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연금이 포스코에 경영 개입 시 정부가 민간 기업의 경영 독립성을 헤칠 수 있다는 우려는 리스크적 요소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국내 상장 기업 수만 해도 275곳에 달해 의결권 강화 시 정부가 민간 기업을 장악할 수 있다는 시선도 크다.


국민연금의 경우 내달 말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지침이 담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라 최대주주로서의 향후 입지는 더 견고해질 예정이다.


   


포스코로선 향후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다질 수밖에 없는 셈인데 이와 더불어 내달 말 취임을 앞둔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의 '주주가치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포스코가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정우 후보는 주주가치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높다고 평가돼 향후 주주 친화적인 정책(기업가치 제고 혹은 주주환원)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주주친화 정책을 펼쳤던 권오준 전 회장의 경우도 내정자 신분이던 지난 2014년 2월 국민연금을 직접 방문해 회사의 개혁방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 경영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는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연이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등 악재가 있어 권 전 회장으로선 국민연금과 우호적 관계를 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대주주로서 주주가치를 훼손받을 경우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경영 개선에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해는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예정돼 있어 국민연금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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