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급락해 약 1년 전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59포인트(-2.35%) 내린 2271.54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5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사진=한국거래소


이날 지수는 3.90포인트(0.17%) 내린 2322.23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낙폭을 키워갔다. 특히 기관이 4004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폭락세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좋지 않았고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대외 악재가 매우 많다”면서 “외국인 선물 매도가 쏟아져 나오면서 수급 부담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 34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행하게 된다. 시장은 이를 이른바 ‘무역전쟁’의 서막으로 해석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되는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역시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아르헨티나 등 구조 취약국가에서 중국 위안을 비롯한 동남아국가 통화가치 하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위 중에서는 LG생활건강(0.14%)을 비롯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2.36% 떨어진 가운데 SK하이닉스(-2.33%), POSCO(-4.26%), 삼성바이오로직스(-0.60%), 현대차(-1.59%), NAVER(-1.57%), LG화학(-4.80%), KB금융(-0.57%) 등이다.

한편 코스닥 지수 또한 전 거래일보다 28.40p(3.47%)나 떨어져 789.82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지수가 8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역시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지수가 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예상 외로 큰 낙폭을 보이면서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2300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였지만 이 정도 매도폭으로는 오늘 지수 낙폭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진단한 뒤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 주말 기준 거래대금이 10조원이 붕괴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된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들어서도 미중 무역전쟁 및 미 인플레 확대와 달러강세 등의 불안요인이 존재한다”면서 “긍정적 변화가 있으려면 미중 양국의 극적인 무역정책 합의, 미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 조짐, 미 연준의 금리인상기조의 후퇴에 따른 미 달러가치의 하향 안정, 북한 핵 폐기 진전에 따른 남북경협 기대 확산 등이 나타나야 하지만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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