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태가 정치권으로 사실상 확대됐다. 고려대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고려대 출신 김재철 MBC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MBC를 중심으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MBC 지키기 시민행동 출범식에 참여한 민주당 및 진보신당 의원들은 MBC 사태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지방선거와 연결시키면서 MBC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MBC 사태는 여당과 야당의 정권 대결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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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수 시민행동 출범식 기자회견이 26일 3시에 MBC 본사앞에서 있었다. |
MBC 사수 시민행동은 “힘내라 MBC 시민들이 지켜줄게” 현수막을 들고서 26일 3시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MBC 본사 안에는 노조원들이 모였고, MBC 본사 밖에는 시민단체들이 몰렸다. 같은 날 6시에는 MBC 사수 촛불 문화제가 있을 예정이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지난 2년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창피할 정도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MBC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다”면서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서 MBC를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자연의 봄은 왔지만, 언론의 봄은 오지 않았다”면서 “정당을 탄압하고, 언론을 점령하면서 이 정권이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고 정권을 비판했다. 강기갑 대표는 분노에 찬 어조로 “정권의 MBC 장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력하게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민노총 대표도 “더 이상 패배는 있을 수 없다”며 “80만 노조원들이 힘을 합쳐 상반기 투쟁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선포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국회에서는 MBC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나경원 한나라당 간사와 장시간 통화를 했지만, 나경원 간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렇지만, 집요하게 끈질기게 요구함으로 MBC 청문회를 관철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 의원은 “민주당에는 MBC 사수 5분 대기조를 만들었다”면서 “MB가 편법으로 MBC 사장은 바꿀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MBC 정신은 절대 점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날, 이명박 정권은 언론장악의 신기록을 세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MB 정권이 역주행 2년을 지속하더니, 2주년 기념으로 MBC 사장을 갈아치웠다”면서 “정권이 MBC 장악에 열을 올리는 목적은 MBC가 정직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때문이다. MB는 MBC는 장악해도 MBC의 정신은 절대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 대표는 “MBC의 정신을 장악하지 못한 MB정권은 결국 교체될 것이다. 이번 6월 2일 지방선거가 바로 정권 교체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김재철 MBC 대표이사 결정은 결국 정치적 문제로 확산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MBC 사수 시민행동 기자회견에서 “MB의 주구 김우룡을 몰아내자, MB의 주구새끼 김재철을 몰아내자”는 강경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주구새끼는 좋게 강아지, 다른 말로 개새끼다”고 표현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자칫 명예훼손적 강경발언의 위험도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