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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이스타항공이 오는 31일 일본 이바라키 정기편 취항을 확정한 가운데 일부 조종사들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바라키공항이 있는 지역은 후쿠시마 원전 지역과 인접해 조종사를 비롯한 승객의 안전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6월27일부터 7월1일까지 5일간 이바라키 취항 의견을 묻는 자체 설문을 실시했고 그 결과 73명의 조합원이 반대했다. 참여자 중 조건부(회사로부터 보상이 있을시) 찬성은 3명, 취항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0명이었다. 이스타항공이 이바라키에 취항한다는 내용을 언론에 알린(6월21일) 지 6일만이다.
이바라키공항 취항에 대한 조종사들의 우려는 이스타항공이 전세편을 운영했던 올 2월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 2월19일 이스타항공의 한 조종사는 노동조합 커뮤니티에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때문에 국내 항공사 중 아무도 취항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뭐가 그리 건강해서 들어가는 거냐”고 우려를 표한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노선에 부정기편을 띄울 때부터 조종사들의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기편 취항에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바라키공항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15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2010년 3월 개항했다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시적 폐쇄됐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1년간 취항후 7년간 국적사 취항이력이 없다. 현재 국제선은 춘추항공, 타이거항공 등 소수 항공편이 오가는 상황으로 국적사 중 이스타항공이 유일하게 정기편 취항을 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조종사노조 집행부와 이바라키 취항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집행부를 통해 조합원에 공지해 달라고 안내했고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7월3일부터 승무원들이 비행 전 확인할 수 있도록 브리핑 룸에 자료를 비치했고 그 이후 불만, 조정 등 건의 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앞서 73명의 조합원이 '취항 반대' 의사를 표했음에도 이번 취항이 확정된 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는 “지난번 투표 결과 이바라키공항을 안 가는 방향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에서는 취항을 하려고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또다른 조종사도 “회사에서 강제하면 스케쥴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의 전체 조종사(3월29일 기준)는 224명(기장 108명, 부기장 116명)이다. 이번 정기편 취항에 대해 노조집행부를 제외하고 조합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했더라도 집행부의 설명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한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1년여 전 비슷한 이유로 후쿠시마 공항 취항 계획을 철회한 제주항공의 사례와 대비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2월 직원과 승객들의 우려를 고려해 일본 후쿠시마에 전세기를 띄우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승무원과 승객들 사이에서 방사성 물질 노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전격 철회한 것이다. 당시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은 전 직원에 보낸 글에서 “후쿠시마공항 안정성은 객관적 지표를 기초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가족 여러분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취항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바라키 항로는 나리타로 가는 항로의 중간에 위치해 기존 항로와 거의 동일하고 나리타, 하네다 공항 주변 방사선량 측정치를 볼 때 우려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며 “올 초 12편의 부정기편을 운항했을 때도 (직원들 사이에서)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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