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주 이후 강남4구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행진…강북은 1.09% ↑
1~2월 하루 평균 300건 넘었던 아파트 매매 거래 150건 수준으로 급감
   
▲ 4월 이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위) 및 지역별 주간 변동률(아래). 단위 %/자료=한국감정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시행된지 100일이 지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투기세력을 차단하고 서울 강남 아파트값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일차적인 목표는 이룬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주택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까지 나오는 등 매매시장이 얼어붙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 4월 줄째 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락폭은 0.61%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같은 기간 강북 14개구 아파트값이 1.09%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강남4구 중에서도 송파(-0.98%)와 강남(-0.95%)에서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이른바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도세 중과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강남권 아파트값 약세는 부담금 폭탄 현실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 악재가 누적되면서 매수세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양도세 중과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쨋든 정부의 의도대로 양도세 중과가 고공행진을 하던 강남 아파트값을 잡는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었지만, '거래 가뭄'이라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추이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 수는 1663건으로 하루 평균 151건 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하루평균 거래량 467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3월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3월 거래량이 폭증한 이유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3월 거래량은 1만3831건(하루 평균 445건)으로 전년 동기(6658건)의 배를 넘겼고, 3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4월 거래량은 6224건(하루 평균 207.5건)으로 한 달만에 반토막이 났고, 이후에도 감소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강남 4구에서의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7월 강남 4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20건으로 하루 평균 20건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하루 평균 거래량 115건과 비교하면 83%나 줄어든 것이며, 6월(22.8건)보다 더 감소한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살 사람들은 못 사고 팔 사람은 못 파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또 거래가 적은 상황에서는 한두 건의 거래가 해당 지역 전체 부동산 가격을 오르락내리락 하게 하는 이상 현상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 교수는 이어 "주택시장에서의 거래 절벽 현상은 경제가 멈췄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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