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담' 서울청 조사4국, 한국타이어 본사 세무조사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타이어가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사장과 사돈 조양래 회장을 겨냥했다는 해석부터 계열사 신양관광개발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당 내부거래를 들여다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고 있는 것이다. 

   
▲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사진=한국타이어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소속 직원들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타이어 본사를 찾아 회계 장부 등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청 조사4국은 주로 대기업의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청 조사4국은 지난달 대림통상, 올해 3월 부광약품, 지난해 12월 LG상사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무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에서는 “2014년에 이은 정기세무조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현범 사장과 조양래 회장의 탈세혐의와 함께 한국타이어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과 내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상표권 사용료 문제 등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 차원의 공적 업무수행이 비공개로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볼 때 서울청 조사4국이 움직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세무조사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조현범 사장은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이수연씨와 결혼하며 ‘MB 사위’로 불린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도 조현범 사장을 데리고 다니는 등 사위들 중에서도 유난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구속될 때도 조현범 사장이 마지막까지 자리에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전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조현범 사장과의 연결고리를 놓고 자원개발 주가조작 의혹 등 이른바 ‘사위 게이트’라고 불리는 일부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정권 교체 직전까지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2008년 한국타이어에 ‘황제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이듬해 11월 잡음 끝에 퇴사했던 점 등이 논란으로 불거져 MB 정권과 한국타이어의 관계가 재조명 받은 바 있다.

지난 정권과의 연결고리는 최근 사회적 지탄을 받는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도 연결된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타이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각각 44.12%, 3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두 딸 희경(17.35%), 희원(5.88%)씨도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신양관광개발은 주로 건물 시설 관리나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지만 매출의 100%가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 내부 거래로만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주회사라는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전체 매출의 53%에 달해 과도한 수익을 얻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주회사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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