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수영장에 고객들 몰리자 최대 5만원에 선베드 판매...물과 주차비도 유료, 지나친 상업성 지적
   
▲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야외수영장./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이하 하얏트)이 야외 수영장 선베드를 유료로 판매하기로 했다. 여름 성수기에 야외 수영장의 인기가 많아 투숙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선베드를 유료화한 것이다. 호텔 측은 '고객만족을 높이고자' 한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상업적인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하얏트는 투숙객들에게 주차비를 유료화했고 로비 라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물 서비스도 유료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산 하얏트는 오는 22일부터 야외 수영장 선베드 일부를 유료로 판매한다. 유료로 판매되는 선베드는 야외 수영장 주변의 20개 정도이다. 가격은 2만원에서 5만원대이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 수영장 선베드를 유료로 판매하는 곳은 광장동 워커힐호텔이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워커힐 수영장의 경우 투숙객 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입장 가능해 선베드 유료화의 타당성이 어느 정도 있다.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에 선베드를 유료로 판매하는 호텔은 하얏트가 거의 유일하다.  

하얏트 측은 여름 성수기에 야외 수영장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보다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유료화했다는 설명이다. 

하얏트의 마케팅PR팀 김영옥 팀장은 "보다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이고자 야외 수영장의 일부 선베드 구역을 사전예약 유료화서비스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기존에는 모든 선베드 구역이 무료로 개방되어 호텔 투숙객이 가장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개장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견뎌야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와 고객들은 지나친 상업성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특급호텔 중 선베드를 유료로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라호텔의 경우도 야외수영장인 어반아일랜드의 인기가 높기는 하지만,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해 좌석을 사전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자식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고객들은 기다림 없이 정해진 선베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그랜드 하얏트 서울


이에앞서 하얏트는 선베드 뿐 아니라 물과 주차비도 유료로 전환했다. 하얏트는 얼마 전부터 호텔 로비 라운지 이용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물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다. 즉 커피 한잔을 시켜도 무료로 물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석수(500ml)'를 6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수입 탄산수인 '산펠레그리노'는 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하얏트는 몇 년 전부터 투숙객들에게 주차비 1만원씩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런 하얏트의 정책에 대해 "물 돈 주고 사먹는 거 진짜 어이없다", "앞으로 하얏트에 갈 일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국내 굴지의 특급호텔이었는데 요즘은 신생호텔들에 많이 밀리는 느낌이다" 등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에만 가도 정수물을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데 2만원 가까이 하는 음료를 시키는데 물까지 유료로 판매하는 것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선베드와 주차비도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 같고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는 원인을 제공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