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남조선 당국은 지금과 같이 중대한 시기에 정치적 이속이나 체면유지에만 급급하면서 함부로 설쳐대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이날 개인 명의의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했다. 지난주 싱가포르 국빈 방문 중 질의응답에서 "국제사회 앞에서 (북미)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신문은 문 대통령을 '그 누구'라고 지칭하며 "갑자기 재판관이나 된 듯이 조미공동성명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감히 입을 놀렸다"고 했다. "이는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 대한 맹목과 주관으로 일관된 편견"이라며 "결과를 낳은 엄연한 과정도 무시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이자 제 처지도 모르는 '훈시'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날을 세웠다.

특히 신문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두고서도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자기 주견을 가지고 제 마음먹은 대로 실천해 나가고 있단 말인가"라며 "그야말로 우리는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써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대범한 조치들을 과감한 실천 행동으로, 연발적으로 보여 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미 쌍방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에 눈을 감고 주제넘는 예상까지 해가며 늘어놓는 무례무도한 궤설에 누가 귓등이라도 돌려대겠는가"며 "쓸데없는 훈시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의 대화탁에 마주앉아 말로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떠들고 있지만,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며 "북남 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