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스터 션샤인'이 김태리를 향한 세 남자의 각자 다르면서도 궁극적으로 같은 마음이 서서히 농도를 더해가면서 사각 관계로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5회에서는 이병헌과 변요한, 유연석의 김태리를 향한 마음이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됐다. 호기심이든, 외모에 반한 것이든, 흠모든, 형태는 달랐지만 모두가 '사랑'으로 귀결되는 감정이었다.

유진 초이(이병헌)는 부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김응수)의 집을 찾아갔다. 이미 사망한 원수의 아들 내외, 즉 김희성(변요한)의 부모를 향해 유진 초이는 "부모의 죄가 자식의 죄라는 말 기억하느냐. (죽은 내 부모의 시신을) 수습한 장소를 반드시 찾아야 할 거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겠다. 반드시 찾아서 미국 공사관으로 연락해라. 나는 미 해병대 대위 유진 초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희성의 부모는 두려움에 떨면서 아들 김희성이 일본에서 돌아오면 미군이 돼 돌아온 종놈의 자식에게 해를 당할까 걱정했다. 즉각 김희성에게 조선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전보를 보냈지만, 김희성은 이미 조선에 들어와 글로리 호텔에 묵고 있었다.

김희성은 정혼자 고애신(김태리)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 하지만 양반집 도령으로 한량이 돼 나타난 김희성에게 한심함을 느낀 고애신은 김희성과의 정혼을 깨겠다고 마음 먹었다. 

고애신은 자신을 다시 불러낸 김희성에게 "처음에는 기다렸다. 다섯 해가 지나니 하루가 멀다 하고 추문이 담을 넘었다. 할아버지는 걱정을 하셨고, 큰어머니는 욕을 했다. 나는 실망했다.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 하나 집안끼리의 약조도 나와의 약조인데… 그래서 잊었다"며 10년만에 나타난 정혼자에게 차갑게 혼인 거절 의사를 밝혔다.

김희성은 그럼에도 "그럼 혼인을 유예하자. 어차피 나야 나쁜 놈이다.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 주겠다"며 마음을 얻지 못했지만 파혼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나고 있는 자리에 유진 초이가 나타나자 고애신은 그를 이용해 핑계를 만들어 김희성과의 자리를 벗어났다.

   
▲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 캡처


사라진 총을 찾으라는 압박을 받은 유진 초이는 장포수(최무성)를 찾아갔다가 고애신과 마주쳤다. 유진 초이는 "조선에 오면서 생각했다. 조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내가 무언가를 한다면 그건 조선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조선이 변한 것인지 내가 보는 여인이 이상한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은 애기씨로만 지내라. 오늘은 나 혼자 왔지만 다음에는 미군들이 들이닥칠 거다"라고 경고를 가장해 고애신에게 미리 몸조심하라는 당부를 했다. 

한편 구동매(유연석)는 고애신의 정혼자가 나타나자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유도장에서 애꿎은 부하들만 메치며 자학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말미, 지물포에서 구동매와 고애신은 우연히 마주쳤다. 함안댁(이정은)의 실수로 바닥에 쏟아진 붓을 함께 줍던 과정에서 구동매의 손에 고애신의 치맛자락이 스쳤고, 구동매는 본능에 이끌려 치맛자락을 잡았다. 황급히 치맛자락을 끌어당기는 구애신, 이를 놓지 않고 강렬한 눈빛을 보내는 구동매가 엔딩 신을 장식했다.

외세 앞에 힘없이 스러져가는 조선을 위해 총까지 든 김태리다. 한가하게 사랑 놀음에 빠질 여유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그녀 앞에는 세 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나타났다. 모두 강한 캐릭터들이다. 

종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신의 눈앞에서 부모가 양반들의 폭압으로 죽는 것을 목격하고 미국으로 도망가 미군 장교가 돼 돌아온 이병헌. 백정의 자식으로 갖은 구박에 시달린 끝에 역시 부모의 처참한 종말을 보고 달아나 일본 자객 패거리의 두목이 돼 돌아온 유연석. 부유한 세도가 집안에서 태어나 한량같은 삶을 살지만 순수한 면모를 갖고 있는 변요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지점에 놓인 세 남자가 한 여인 김태리를 바라보고 있다. 비극은 예고된 듯한데, 이 세 남자 모두 멋지다. 김태리는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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