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올해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매집에 나서고 있다. 현재 지수가 저점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지만 장기적인 지수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한 상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코스피 하락 시점에 맞춰 주식을 대량 매집하고 있다. 투자주체 분류상 ‘금융투자’로 표기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지난 24일 무려 4771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는 코스피 시장 기준 올해 들어 3번째로 많은 액수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만 해도 금융투자의 매매패턴은 매도 중심이었다. 지난 1월 409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것은 시작으로 2월에는 무려 3조 3361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2월엔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가 5% 넘게 떨어졌었다.

코스피 지수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던 무렵이다. 이후 3월(-2796억원)과 4월(-6631억원), 5월(-6702억원)까지 계속 해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매매패턴이 바뀐 것은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부터다. 지난 6월 금융투자는 6324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추가로 2300선마저 무너진 이번 달에는 532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2491.50으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지난 24일 2269.31까지 떨어졌다. 무려 8.92%에 해당하는 낙폭이다. 특히 봄 이후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불거지면서 신흥국 증시가 출렁였고, 이에 코스피도 타격을 크게 입었다. 6월 하락률은 4%까지 터졌는데 7월 들어 또 다시 2% 넘게 하락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는 갈린다. 일단 증권사들이 매집에 나선 것은 향후 주가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에서 시가총액 34%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의 분위기 반전이 예상돼 멀지않은 시점에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대형 IT 업종의 2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등 기타 압박 요인들도 속도조절에 들어가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연간 이익전망치를 보면 연초에 제시된 수준보다는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증시에는 변수가 많아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만큼이나 국제적인 여건이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미중 무역분쟁, 미북간 외교갈등 등 여러 가지 국제 변수가 맞물려 있는 시점”이라면서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힘든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증권사들의 매매패턴만 보고 추격매수를 하기는 위험도가 다소 큰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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