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으로 주력사업 타격에도 매출·영업이익 증가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두산그리드텍 성과 지속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두산중공업이 자회사들의 호조와 건설기계 시장 호황에 힘입어 주력부문인 원전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 3조8333억, 영업이익 3615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0% 늘어났다.

두산중공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그간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온 원전 사업에서 수주 차질이 발생, 풍력발전 및 가스터빈 등 재생에너지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사업은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회사를 중심으로 다른 분야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두산중공업이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설치한 30MW급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441억원, 27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중국·북미·유럽 건설장비 수요 확대에 따른 것으로, 특히 올해 2분기까지 중국 시장에서 굴삭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6%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이자 두산중공업의 손자회사인 두산밥캣도 소형 건설장비 시장 호황의 수혜를 입고 있으며, 특히 세계 1·3위 백호로더 시장인 북미와 인도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3월 두산인프라코어와 참가한 북미 건설장비 전시회인 '콘엑스포'에서 선보인 미니 굴삭기 'E85'가 업계 최초로 '핀업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올 2분기 매출 1조385억원, 영업이익 138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백호로더 공장 가동을 통해 5년 내 인도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및 미니 굴삭기(MEX)를 비롯해 기존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제품들의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사장(사진 왼쪽에서 3번째)과 하창욱 대동공업 사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이 25일 콤팩트 트랙터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두산밥캣


이밖에도 콤팩트 트랙터 개발에 착수해 북미 농기계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으며, 북미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진출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미국 자회사인 두산그리드텍 역시 지난해 미 전력사인 오스틴에너지와 LA수도전력국(LADWP)에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지난 4월 컨슈머스에너지로부터 미시간 주 내 변전소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미국에서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창원 국가산업단지 내 ESS 연계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남아공에서 수주 성과를 올린 데 이어 최근 3조5000억원 규모의 삼척화력발전소 공사를 포스코건설과 함께 수주했으며, 베트남 응이손2 화력발전소 공사에도 들어가는 등 화력발전소 수주 등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들의 선전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본격화 되면 추가적인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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