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충격적인 스윕패를 당했다. 두산은 24~26일 SK 와이번스와 인천 원정 3연전을 내리 패했다.

두산이 SK와 3연전에서 모두 패한 것은 2008년 4월 4~6일 스윕패 이후 10년여 만이다.

1위 두산이 추격자인 2위 SK에게 3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선두 자리를 크게 위협받은 것은 아니다. 3연전 이전 10경기 차였던 두 팀간 승차가 7경기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격차는 크다.

그렇다고 두산이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전반기부터 내내 선두 독주를 해온 두산은 후반기 들어 언젠가는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다. 어쩌면 지금이 그 고비처인지 모른다. SK에 3연패를 당하고 곧이어 만나는 상대가 3위이자 올 시즌 최고 돌풍의 팀 한화 이글스이다. 두산과 한화는 2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주말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과 한화의 승차는 8경기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두산 선수단이나 팬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만약 두산이 한화에도 스윕패를 당한다면? 5경기 차까지 좁혀질 수 있다. 두산에게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고비가 아닌 '위기'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3연전 스윕은 흔히 나올 수 있는 일이지만 두산의 이번 SK전 3연패는 이전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두산이 선두 독주를 이어온 가장 큰 원동력이 투타의 조화였다. 특히 집중력을 앞세운 타선의 폭발력은 유일하게 3할대 팀타율(3할7리)로 나타나며 상대팀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두산은 SK와 3연전에서 1-3, 5-11, 3-8로 졌다. 3경기 득점이 9점으로 경기당 평균 3점이었다. 안타 수는 4개, 11개, 7개로 경기당 평균 7개 정도였다. 평소의 두산답지 않은 빈약한 공격력이었고 응집력도 떨어졌다. 

야수들이 전체적으로 지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공격과 수비의 대들보인 포수 양의지가 지칠 때도 됐고, 최주환 허경민 박건우 등이 이런저런 사소한 부상으로 모두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두산만의 문제점은 아니다. 근래 드물게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팀들 역시 지치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

지난 주말 두산은 LG와 힘겨운 승부를 벌이기는 했지만 3연전을 싹쓸이했다. 5연승까지 내달렸다. 그 결과 2위 SK와 10게임 차, 두 자릿수 승차까지 벌어졌다.

혹시 이런 압도적 선두가 선수들의 정신적 해이를 불러오지는 않았을까. 1위는 쉽게 차지할 수 있겠다는 여유, 그로 인해 옅어진 목표의식이 방심과 연패를 자초하지는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3연패 후 난적 한화를 만나게 된 것이 두산 선수단에는 오히려 경각심을 불어넣을 수 있다. 두산은 올 시즌 한화와 9번 싸워 5승 4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는 꽃길을 밟기 위해 두산은 이번 한화전에서 다시 긴장감을 갖고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반면 한화는 SK에게 내준 2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두산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한화도 최소 위닝시리즈를 목표로 달려들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잠실구장은 사흘 내내 폭염을 능가하는 양 팀간 승부욕으로 들끓어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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