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보험사들 편승…소비자 피해 생길까 우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즉시연금 일괄지급’ 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하자 타 생보사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이에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금감원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타 보험사들도 이에 편승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걱정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정식 안건에 즉시연금에 관한 건은 없지만, 전날 삼성생명의 이사회 내용 발표 등 민감한 사항으로 비공식 안건에 상정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일 개최되는 이사회는 정기 이사회일 뿐”이라며 “즉시연금 관련해 의사결정 안건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오는 8월 10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결정상황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분조위로부터 즉시연금 상품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이에 한화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이번 결정과 관련한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생명의 결정과 상관없이 자사만의 사안에 맞게 의견서를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가 가장 컸던 삼성생명이 금감원 의결을 부결하며 다른 생보사 역시 이에 편승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일단 법적 판단을 받아보는 방향으로 결정해 다른 보험사들은 해당 결과에 대해 우선 관망하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법적 판단을 받는다는 것은 소송을 해보겠다는 것이고, 이후 대법원 판례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전에 다른 보험사들이 직접적으로 의견을 정리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삼성생명의 이번 결정과 상관없이 감독 당국이 별도의 제재나 압박을 가한다면 거기에 맞춰 각 보험사들이  알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며, 타 보험사들의 편승을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생명이 업계 1위다 보니 이번 결정이 보험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금감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금감원의 요청은 합리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논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생명의 이러한 반향이 타 업계에 미칠까 우려된다”며 “이런 식으로 상황이 진행된다면 모든 보험회사들이 금감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게 되는 전례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생명의 이사회에서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명백한 직무태만”라고 주장했다.

또 “즉시연금을 실물로 따지면 하자 있는 물건을 판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타보험사들은 각 보험사의 약관 등을 면밀하게 확인한 이후 보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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