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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없는 분배"…소득주도성장책 충실 '역시나 세법개정안'
근로장려금 대폭 확대 2조6000억 원 규모 세수 감소…정부 지출만 눈덩이
편집국 기자
2018-07-30 16:18

   
현진권 경제평론가·전 자유경제원장
올해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살펴보니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성장'을 충실하게 반영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 줄곧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개정안은 한마디로 '고소득자 및 대기업에겐 증세'를, '중산층 이하 계층 및 중소기업에는 감세'를 매기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금을 내린 만큼 중산층 이하 계층의 소득이 증가해 소비를 증가시키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고소득자 및 대기업층의 소득이 감소해 소비가 줄게 되고 곧 경제 퇴보로 이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상충할뿐 아니라, 소득증가에 따른 성장 기대 역시 순진한 생각이다. 오히려 반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향후 5년간 2조5000억 원의 세수가 감소된다. 근로장려금을 대폭 확대해 2조6000억 원 수준의 세수감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포함된 여러 안 중 가장 덩치가 큰 항목은 근로장려금이다. 근로장려금은 세금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지출에 가까운 세금이다. 때문에 경제성장이 예측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다른 세목은 세수만 적게 거둬지지만 근로장려금은 세수와 관계없이 지불돼야 할 정부지출이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성장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유사한 개정안으로 기업이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투자를 할 경우, 상각액을 높이는 가속상각을 허용한 것이다. 물론 혁신성장이란 조건이 뒤따른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오른쪽에서 네번째)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성장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기업투자는 성장을 위한 것인데, 여기에 혁신성장이란 꼬리표를 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조건이 있다는 것은 정부가 마음대로 기업투자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에 기업이 투자하는 자본에 조건없이 100% 즉시상각을 허용했다. 미국의 기업이 투자를 활성화한 이유이고, 그 결과 4% 국가 경제성장율을 예상할 정도가 됐다.


정부는 기업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한 방향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또 다른 법인세제는 '법인세율'이다. 지난해 대기업에 대한 세부담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했는데, 이번엔 가속상각 도입으로 정책방향이 거꾸로 가고 있다. 경제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철학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으로 엉켜 있으니, 조세정책도 이렇게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개정안으로 인해 향후 5년 간 2조5000억 원의 세수감소를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와 같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계산된 결과다. 올해의 경제성장율 2.9%를 의심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많고, 향후 경제성장은 올해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우리 경제가 2% 이하로 가게 되면, 세수감소는 정부 예측치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근로장려금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세수는 급격히 줄어들지만 근로장려금 지출규모는 예측치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다. 그만큼 세수는 경제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경제성장이 순조로우면, 이번 개정안도 소화할 수 있지만, 경제퇴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세수 또한 감소한다. 반면 근로장려금의 지급액수는 더 높아져 재정구조는 더욱 적자재정으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안은 소득주도성장에 충실한 방향이지만,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혁신성장으로 정책흐름을 바꿔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조세정책은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 방향이다. /현진권현진권 경제평론가·전 자유경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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