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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과 김경수, 진실을 은폐하려는 언론들의 담합?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축소 줄 선 언론…기울어진 보도 바로잡아야
편집국 기자
2018-08-06 11:02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허익범 특검팀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6일 소환하면서 드루킹 일당의 불법 댓글 조작 사건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김 지사가 자동화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는지 여부에 따른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공모관계와 김 지사가 6·13지방선거를 도와 달라 했다는 드루킹의 진술에 근거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조사한다고 한다.


특검 조사는 드루킹이 7월 18일 128GB 용량의 USB를 제출받은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A4용지로 출력하면 300만 장이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한 특검팀은 드루킹과 김 지사 관계가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 사이가 아니라 매우 특별한 관계임을 밝히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종료 불과 20여일을 남겨둔 현재, 특검이 언론에 공개한 수사 진척 상황이나 내용은 아쉽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김 지사에 적용된 혐의가 업무방해나 지방선거 공선법 위반 혐의로 외양상 '꼬리자르기'로 축소돼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드루킹 사건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 따져도 단순한 댓글조작, 여론조작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불법적인 여론조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다, 대선 이후에도 댓글 여론조작이 계속되었다는 사실은 여론정치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드루킹이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을 시사하고 있다.


드루킹이 자문해준 재벌개혁이나 개성공단 개발과 같은 정책이 대선공약에 반영됐고,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이 기조연설에 대한 여론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는데, 문 대통령이 실제로 이런 공약들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필자는 또 다른 국정농단 사건이란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


시중에 떠도는 '드순실'이란 말이 우스개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필자 개인의 과민 탓일까. 구체적인 팩트를 보자. 드루킹 댓글 조작 흔적은 대선 전후 기간인 201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기사 9만 건에서 발견됐다. 기소된 부분만 해도 올해 초 이뤄진 댓글 조작 기사가 6070개, 댓글이 23만 건이 넘는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대선 전부터 드루킹이 주도한 '경인선(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선플운동 조직)'을 알고 있었다는 점,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를 알았다는 드루킹 진술도 빼놓을 수 없겠다. 또 대선 이후에 김경수 지사,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측과 드루킹 간 인사 청탁과 자리 흥정이 오갔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점 등이 총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게 한다.


드루킹과 송인배 비서관과의 커넥션 의혹도 빼놓을 수 없다. 드루킹과 김경수 그리고 청와대로 이어지는 이런 연결고리들을 단순히 권력자와 수많은 지지자 중 한 사람의 관계로 볼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필자는 언론이 지칭하는 드루킹 게이트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보다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부르는 것이 보다 본질에 가까운 호칭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제2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러도 무방해 보이는 이 사건은 왜 고작 업무방해와 김경수 지사의 공선법 위반 혐의에 그치는 것일까. 현재 권력에 주눅 든 것 같은 허익범 특검팀의 유약함이나 무능함 탓인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사진은 김경수 경남지사(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지난 5월5일 '드루킹' 일당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마친 후 서울지방경찰청을 나서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드루킹 진실 감추려 줄 선 언론, 무엇이 두렵나


필자는 드루킹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현재처럼 쪼그라든 이유 상당 부분이 언론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건 핵심을 보도하지 않고 드루킹을 마치 과대망상증 환자처럼 묘사한다거나 단순한 정치브로커의 일탈처럼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경수 지사를 옹호한다거나, 권력 몸통과의 의혹은 꼬리부터 자르고 보자는 식이다.


언론보도가 이런 식이니 여론 향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특검이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있겠나. 특히 좌파언론의 보도태도는 너무나 이중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가 국정을 농단했다며 엄청난 양의 허위, 왜곡보도를 쏟아냈던 최순실 특검 정국을 떠올리면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이들 언론의 편향성은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바로 확인된다.


필자는 8월 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네이버에서 '드루킹 김경수'란 키워드로 검색해 봤다. 그 결과, 한겨레신문은 130건, 경향신문은 251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동일한 조건으로 조선일보가 464건, 동아일보가 321건을 보도한 것과 비교하면 보도 양에서부터 큰 차이가 난다. 한겨레와 조선만 비교하면 무려 4배에 가까운 차이다.


보도 내용은 더 한심하다. 기사 대부분이 단순 팩트 전달에 치중하면서 핵심 쟁점 사안들은 다 흘려버렸다. 아니, 언제부터 한겨레가 냉정한 팩트 전달자였나? 팔이 안으로 굽는 모르쇠 태도다. 그 외에 <특검, 여론조작 본류 대신 곁가지 수사하다 난관 부닥쳐(한겨레)>와 같은 기사처럼 오히려 특검 수사를 비판하거나 <김경수 "지금은 도지사에 올인…이후 '큰 그림'은 내 몫 아냐(한겨레)">처럼 김 지사 입장을 강조하는 옹호 기사를 냈다.


지방선거 기간 중엔 <[단독] 선관위 "한국당 싱크탱크 '드루킹 여론조사' 선거법 위반">과 같이 김 지사를 측면 지원하는 물타기용 기사도 선보였다. <[단독] 드루킹 "문재인 정권은 예수회…조국은 로마" 황당 주장>이나 <"드루킹, 일본침몰 예언 등 사이비 교주처럼 행동">과 같은 기사에서는 쓴 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곤혹스러운 심정이면 드루킹이 비정상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을까.


경향신문이라고 다른가. 보도양은 한겨레보다 많지만 논점이나 태도는 대동소이하다. 간혹 수사를 촉구하는 사설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단순 팩트를 전달하는 기사다. 드루킹과 김 지사 커넥션 의혹을 파헤치는 언론다운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방선거 전에는 <"드루킹, 특정 언론 이용 계속 거짓말…동의한다면 면담 동영상 공개하겠다">와 같은 기사로 부실수사라 비판받던 검찰 목소리를 강조했다.


"김경수가 처음부터 알았다는 드루킹 주장 규명해야"와 같은 사설로 드루킹 의혹 규명을 촉구하면서도 정작 의혹을 파헤치는 기사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설은 엄정 수사를 촉구하면서 의혹을 파헤치는 기사는 없다는 게 상식적 보도인가. 다른 언론처럼 드루킹을 사이비 교주로 몰아가거나 수많은 정치브로커 중 한명인 것처럼(정치권 주변 기웃거리는 수많은 '드루킹'들), 이 사건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려는 양, 이미지 조작하는 보도행태는 한겨레와 비슷하게 발견됐다.


문제는 언론의 비정상적인 균형감각


그렇다면 드루킹 사건을 축소하는데 좌파매체만 공헌한 것인가. 필자는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의 영향도 그 못지않았다고 판단한다.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MBC 대표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숱한 기획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방송사례를 보면 "누가 정유라를 '승마공주'로 만들었나"(2016. 11, 29), "그들은 왜 대포폰을 사용했나?"(2016. 12.6), "탄핵 그리고 촛불이 밝힌 내일"(2016.12.13), "국정농단의 숨은 배후, 김기춘과 우병우"(2016.12.20), "독일 현지 추적 – 정유라 그리고 돈은 어디에?"(2016.12.27), "신년특집 - 거짓의 정치를 넘어(탄핵 관련)"(2017.1.3), "최초 증언! '김영재 실'의 비밀 (탄핵 관련)"(2017.1.10), "은밀한 폭력, 문화계 블랙리스트"(2017.1.17), "최순실 재산, 또다시 대물림되는가"(1017.1.24), "'가짜'를 팔아드립니다!"(2017.1.31), "대통령의 의사들"(2017.2.7), 이외에도 6월 13일 보도된 "정유라와 거짓말" 등 KBS '추적60분'도 2017~2018년 현재까지 방송된 아이템이 소개된 홈페이지 정보에 의하면 총 47회 방송분 중 '삼성은 왜 정유라에게 말을 사줬나(1229회)', '박근혜 대통령 재산 35억원의 비밀(1230회)', '최순실 게이트로 전관의 장(場)이 서다(1236회)' 등 6회 이상 방송했다.


최순실 사태 때는 이렇게 기를 쓰고 의혹을 파헤치던 공영방송 간판 시사프로그램들은 현재까지 드루킹 사건엔 침묵 중이다. 김경수 지사 혹은 그 윗선의 비선실세 노릇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전방위로 번지는데도 그렇다. 과거 이명박정부나 박근혜정부 때 그토록 공정보도, 정의를 부르짖던 태도로 봐선 드루킹 사건도 의지가 있었다면 벌써 몇 개의 기획 아이템이 나왔어야 했다.


이제 마무리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든 드루킹 게이트든 뭐라 부르건 간에 문 정권이 들어서고 국정운영에 있어 드루킹의 적극적인 정치개입 의혹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심할만하다.


문제는 언론이다. 국정농단이라는 최순실 사건보다 더 명확한 증거와 정황들이 쏟아진 마당에 언론은 더 이상 축소나 외면으로 은폐해선 안 된다. 언론이 정의를 말하려면 이 사건을 파고들어 허익범 특검팀을 응원해야 한다. 적어도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를 자랑스러워하는 언론이라면 최소한 균형감각만이라도 찾아야 한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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