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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누진구조 완화…법인세 누진제에도 적용하자
편집국 기자
2018-08-08 14:38

   
현진권 경제평론가·전 자유경제원장
올 여름 폭염은 지독하다. 때문에 에어컨 바람의 수요가 높아져 전기 요금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게 됐다. 정부는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누진제를 완화하는 한시적 대책을 발표했다. 누진제는 사용하는 양에 따라 요금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똑같은 양을 사용했더라도, 전체 사용양이 얼마냐에 따라 요금이 다르게 적용된다.


누진 수준은 국가마다 다르다. 미국은 1.1배, 일본은 1.4배, 우리나라는 약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한때 11배까지 차이가 난 적도 있다. 당시엔 에어컨을 소유한 웬만한 중산층도 실제 사용하는 기간은 연간 1주일 이내였다. 그만큼 누진구조는 사람들의 전기 사용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누진 제도를 결정하는 정부는 전기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누진구조를 짠다. 전기는 반드시 필요한 '필수재화'지만, 전기 공급에는 한계가 있어 일정량 이상의 사용에 대해서는 억제가 필요하다. 전기를 산업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가정용 전기사용을 억제할 수밖에 없어 가격 누진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다.


누진구조를 11배로 만들어 놓으면, 죽을 정도의 더위가 아니면 에어컨 사용은 언감생심이다. 누진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기 사용행태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전기공급이 충분하다면, 전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누진구조를 적용할 필요가 없고, 소비세제처럼 일정 비율을 적용하면 된다.


누진제가 적용되는 정책이 또 있다. 법인세제다. 법인이 이익을 얼마만큼 내는 가에 따라 10%에서 최고 25%를 적용한다. 즉 누진율 차이가 2.5배다. 전기사용 누진제도의 목적은 사용량을 억제하는 것이다. 똑같은 논리로 법인세제의 누진제는 기업의 소득창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이익창출은 일자리와 바로 연결된다. 이익이 나야 더 투자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법인세제의 누진제는 현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일자리 만들기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자 정부는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누진제를 완화하는 한시적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7월과 8월 두달간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를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로 지속적으로 얘기한다. 그래서 청와대에 일자리 수석비서관도 있고, 새롭게 자영업 비서관도 만들었다. 아무리 높은 직위의 비서관을 만들어도, 일자리는 권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는 경제적 부가가치가 뒷받침되어야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경제적 부가가치가 없는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복지형 일자리'일 뿐이다. 따라서 기업이 잘되면 일자리는 생기고,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는 없어진다. 일자리는 기업의 이윤크기에 비례한다. 그러므로 일자리 창출정책은 기업 이윤을 키우는 정책수단을 강구하면 된다.


법인세의  누진구조는 이윤이 많을수록 세금부담이 높아진다. 그래서 기업입장에선 이윤을 적게 만들려는 유인책이 생긴다. 정부도 법인세의 누진구조를 강화한다는 것은 기업이윤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도가 전기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과 같다.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는 핵심과제이고, 정부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을 펴려고 한다. 전기료 누진구조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서 전기사용을 유도했듯이, 한시적으로 법인세제의 누진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어떨까? 올 여름의 이상폭염 기후처럼, 우리 경제도 매우 어려울 것으로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이상 폭염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정부정책을 이참에 경제정책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경제의 급격한 환경악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법인세제의 누진구조를 완화하면 어떨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끗발있는 청와대 자리만 만들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제도를 개혁하는 사고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진권 경제평론가·전 자유경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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