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신규 채용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아직까지 채용 규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인원 확충의 필요성이 제고됐지만 갑작스럽게 채용 규모를 늘리기에는 부담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신규 채용에 돌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평년에 비해 채용문이 상당히 넓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내놨다. 현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앞서 인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특별한 고용 확대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 사진=연합뉴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말경 채용공고를 내고 하반기 신입 공채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경력직과 시간선택 유연근무제 경력직도 채용해 다양성을 높였다. 이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학을 방문해 회사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인 약 150명 수준이다. 특히 기업금융(IB)과 디지털, 글로벌 분야 인재를 중점적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300명 채용 계획은 이미 상반기에 발표한 그대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머지않아 하반기 채용 공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투증권은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현대증권-KB투자증권 통합 후 첫 공채에서 신입직원 60명을 뽑은 KB증권 역시 아직 채용규모와 날짜를 정하는 중이다. 단, 올해 신입과 경력 직원을 합쳐 총 110명을 뽑을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NH투자증권은 지주인 범농협 차원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역시 아직 정확한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상반기 수준과 비슷하게 약 60명 정도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9월에 대졸 공채를 진행하는 삼성증권 역시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두 자릿수 수준에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키움증권은 11~12월 중으로 10~20명 정도의 신입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이나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다. 예년보다 많은 숫자의 인원을 채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사들도 일단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채용규모를 늘릴지는 알 수 없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현재 한국의 근로풍토를 바꾸고 있음에도 증권사들이 가시적인 고용확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직원을 한 번 뽑을 때 ‘끝까지 데리고 간다’는 생각으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더 많은 숫자의 근로자를 필요로 하게 만든 것은 맞지만 이미 나름대로 대비를 해온 증권사들이 갑자기 채용규모를 늘릴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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