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수익성 1위를 기록하며 주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발행어음 잔액이 2조 7000억원을 돌파하고 해외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반기 경쟁구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가장 선두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에게 부여된 초대형 투자은행(IB)이라는 지위를 유지하면서 그 중 최초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낸 과실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사업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 사진=미디어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3782억원, 순이익 2873억원을 올렸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2706억원과 비교했을 때 6.2% 수준인 167억원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자본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가 좋았다. 현재 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실적 기준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13.2%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업계에서 ROE 예상치 13%를 넘긴 회사 또한 한투가 유일하다. 그나마 메리츠종금증권이 12.7%, 신한금융투자가 11.3%의 예상치를 획득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이 재미를 본 분야는 위탁매매, 자산관리,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부문이다. 항목별로 보면 일단 위탁매매 부문 세전 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2% 증가한 14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IB 부문도 32.7% 늘어난 1545억원의 이익을 냈으며, 자산관리와 자산운용 부문도 각각 21.1%, 15% 증가한 이익이 공시됐다.

올해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한 점 또한 호재로 작용했다. 단, 주요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전체의 30% 수준인 데 반해 한국투자증권의 위탁매매 수익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 이상 브로커리지 수익에만 기댈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기반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업계 평균보다 낮지만 그 대신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등 각 사업부문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모든 수익원별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작년 11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한국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해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한 것 역시 서서히 실적에 드러나고 있다. 올해 8월 초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2조 7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 정도면 발행어음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할 때 기대했던 대로 단기금융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단기 사모사채‧기업어음(CP) 인수, 기업대출 업무를 포함해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매입에도 적극 나서는 등 시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도 한층 다양해졌다.

해외시장도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작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단팍증권을 지난 7월 현지법인인 KIS인도네시아로 새로 출범시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에서는 2010년 설립한 현지 법인 KIS베트남이 상반기 3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935억원의 현지 8위 증권사로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시점 국내 초대형IB 중 가장 바람직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가 한투”라고 전제하면서 “하반기 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타 대형사들도 단기금융업 허가를 받아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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