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영업익 1000억 돌파 전망
"진에어 최소 1년간 비상경영 예상"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진에어가 면허를 유지하는 대신 정부로부터 신규 노선 취항과 항공기 등록 등에서 제재를 받게 됨에 따라 제주항공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별도기준)는 490억원, 449억원으로 양사 영업이익 격차는 불과 50억원 안팎으로 전망됐다. 분기 매출은 제주항공이 3394억원으로 진에어의 매출(2935억원)을 크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 

   
▲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이 가운데 4분기 이후부터 두 회사의 실적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국토부가 제재를 예고한 진에어의 항공기 도입과 신규노선 취항 등 영업 전반에 제동이 걸린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진에어는 지난 7월 국토부가 신규 항공기 도입 등록을 불허하면서 3분기 신규기재 3대 도입 계획을 모두 4분기 이후로 연기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기재경쟁력과 노선은 곧 매출 등 영업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최근 항공기 도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 확장에 제한이 생기는 것은 경쟁력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년 추가 항공기를 도입해 공급을 늘리고, 공급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LCC 시장에서 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항공기 도입 계획이 무산되면서 진에어의 실적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실제로 갑질 사태가 불거진 4월 이후 노선 취항과 기재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청주공항발 정기노선 신규 취항이 유보된 이후 3분기 들어 휴가철 부정기편 운항이 올스톱됐다. 최근 싱가포르와의 항공회담에서 한·싱가포르 노선의 주8회(광동체) 주14회(협동체) 운수권이 분배됐지만 진에어는 이를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LCC 중 유일하게 취항하고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 말레이시아 조호루바루 등 장거리 노선 운영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기재의 경우 올 3분기 B737-8 2대와 B777 1대 도입이 무산되며 보유대수가 2분기 연속 26대에 머무르게 됐다. 4분기 3분기와 동일하게 ‘3대 항공기’ 도입 계획마저 국토부 제재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연말까지 30대로 기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반면 제주항공은 부산~방콕과 무안~방콕·오사카·다낭 등 지방공항 중심의 신규취항을 시작으로 성수기 수요 선점하기 위해 9~10월부터 제주~후쿠오카 노선과 제주~홍콩 등 부정기편 운항하는 등 활발한 영업 전략을 펴고 있다. 기재도입도 LCC 최다규모다. 지난 7월30일 인수한 36번째 B737-800기종을 포함해 올 연말까지 총 40대의 기재를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싱가포르 등 취항을 위해 중장거리 ‘B737맥스8’기종 도입 시점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사는 올해 연간 '매출액 1조원-영업이익 1000억원'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반기 실적상으로는 제주항공(5918억원-538억원)이 진에어(5063억원-594억원)의 영업이익을 소폭 밑돌고 있지만 향후 기단 확대 및 노선 취항 가능성이 열려있는 제주항공이 승기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대한 영업 제재라는 리스크 해소 전까지는 진에어가 영업의 연속성이 저해된 데 따른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라며 “제주항공은 공격적 영업을 이어가며 진에어의 성장제동에 따른 반사이익을 부지런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의 영업 제재가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에어가 국토부에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에 따르면 진에어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구성의 과반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른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시점을 고려하면 사업 확장은 최소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매년 비행기 3~4대씩을 도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진에어는 외형확대 보다는 내실다지기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객매출이 높은 주력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부가사업 등 고마진 사업에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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