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명실상부한 ‘자산관리 명가’로 자리매김했던 삼성증권이 최근 발생한 유령주식 배당사고 여파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경험하고 있다. 당국의 제재를 감당하는 선에서 기존 고객 '지키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최근 상당한 정도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경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한 매체는 지난 2분기에만 삼성증권에서 투자금액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가 무려 4270명 정도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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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삼성증권 측의 주장은 다르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 리테일 예탁자산 3조 9000억원, 1억이상 고객 1678명이 신규 유입되었다"면서 "시장 영향으로 자산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 명실상부한 '자산관리 명가'로 자리매김한 삼성증권의 최근 이미지가 손상됐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지난 4월 발생한 ‘유령주식 배당사고’다. 당시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배당해야 함에도 삼성증권 한 직원의 실수로 인해 1000주의 주식이 배당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이 야기됐다.
실수 혹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일파만파 번진 것은 삼성증권 직원 일부가 착오로 배당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삼성증권의 브랜드 가치에는 치명상이 불가피했다.
여전히 삼성증권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과 함께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지만 다른 대형사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 속에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어졌다. 작년부터 이어진 증시 호조가 이른바 ‘큰손 고객’들의 투자심리를 개선시켰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상황이 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점도 큰 애로사항이다.
2분기 들어 증시 활력이 둔화한데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증권의 배당사고가 터지면서 큰손 고객들의 이동이 생길 가능성은 높아졌다. 2분기 말 기준 4개 증권사의 전체 고액자산가 수는 1분기 말과 비교해 약 9000명 정도 줄었다.
삼성증권은 남아 있는 고객들을 지키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신규 위탁매매 계좌 개설 업무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황이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금융상품 계좌 개설을 유도하는 데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금융상품 계좌를 개설하면 영업정지가 풀린 이후인 6개월 뒤에 주식 매매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상품 계좌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도 늘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의 증시 상승세가 조금씩 꺾이는 시점에 맞춰 배당사고가 터지면서 삼성증권은 2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모든 증권사가 고액자산가 지키기에 애쓰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쟁구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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