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이성간 성접촉이 동성간 성접촉보다 에이즈(AIDS)를 더 많이 일으킨다는 정부 통계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김준명 연세의대 감염내과 교수를 비롯한 국내 7개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06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한국 HIV(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AIDS 코호트'에 등록된 18세 이상 HIV 감염 환자 1474명(남 1377명·여 97명, 평균 연령 41.7세) 대상 감염 경로 관련 역학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HIV 감염 환자의 성접촉 감염 경로는 이성간이 3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성간(34.2%)·양성간(25.9%) 순으로 나타났으며, 수혈 및 혈액제제·마약주사 공동사용·감염 경로 모름 등도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동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전체의 61.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이 양성간 성접촉도 동성간 성접촉의 범주에 포함시키면서 남성 감염인의 경우 이 비율이 63.5%로 계산됐다.
또한 18∼29세 에이즈 감염 환자 291명 중 동성·양성간 성접촉이 71.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18∼19세(14명)로 한정할 경우 이 비율이 92.9%까지 높아진 것을 근거로 10·20대의 동성간 성접촉이 크게 느는 것으로 분석했다.
30대(399명)·40대(397명)·50대(254명)·60대 이상(133명)에서도 10∼20대보다는 낮았으나, 이성간 성접촉보다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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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즈 감염 경로에 대해 보건당국의 통계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
연구팀은 에이즈 감염 경로 관련 조사결과가 보건당국과 상이하게 나타난 원인으로 역학자료 수집 과정에서 사용된 조사방법 차이를 꼽았다.
질병관리본부 집계 당시에는 감염인이 사회적인 편견 및 차별과 동성애자라는 낙인 등을 고려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한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주치의와의 신뢰 관계를 토대로 감염 경로를 밝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동성간 성접촉에 따른 특징적인 임상 소견 및 전문 상담 간호사가 진행한 체계화된 역학조사 등도 이를 뒷받침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에이즈 감염환자가 주로 동성간 성접촉에서 발생한다는 서구의 추세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신규 남성 감염 환자의 82%가 동성·양성애자였으며, 유럽연합(EU)도 같은해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42.2%)이 이성간 성접촉 대비 10.2%포인트 상회했다.
연구팀은 국가 인권위원회가 유해매체에서 인터넷 동성애 사이트를 제외한 것을 지적하면서 이제라도 에이즈 관련 통계 오류를 수정하고, 젊은 층의 HIV 감염 감소 등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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