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취약가구 증가 더욱 빨라…집값 상승 연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안정된 주거 공간 없이 여관이나 찜질방 등을 전전하거나 판잣집·상가 등에서 사는 가구가 작년 50만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은 작년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택 이외 거처' 거주 가구(집단시설·외국인 가구 포함)가 전년보다 2만 6793가구(5.6%) 늘어난 50만 6250가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 사진=미디어펜


가구의 거처에는 '주택'과 '주택 이외 거처'로 분류된다. 주택 이외 거처는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기숙사 등 특수 사회시설, 판잣집·비닐하우스, 기타 등이 있다. ‘기타’에는 음식점 등 상가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가 포함된다.

결국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주택 이외 거처'에 사는 사람들은 사실상 제대로 된 집이 없이 생활하는 주거 취약가구로 볼 수 있다.

작년 기준 주택에 사는 가구는 1922만 가구로 전년보다 24만 1000가구(1.3%) 증가했다. 증가 속도를 보면 주거 취약가구(5.6%)가 주택 거주 가구보다 4배 이상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주거 취약가구의 증가세가 더욱 빨랐다. 서울 지역에서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택 이외 거처에 사는 가구는 작년 9만 4191가구로 전년보다 5157가구(5.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주택에 사는 가구는 0.1%(4052가구)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주거 취약가구가 약 6% 느는 동안 주택에 사는 가구에는 큰 변화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주거 환경의 악화는 최근 수년간 지속 중인 집값 상승세와 상당히 깊은 연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소득이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훨씬 빠른 탓에 집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시원이나 여관 등에서 생활하는 청년 1인 가구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점도 주거 취약가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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