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늘려도 국내 투자 못하는 차량공유서비스…업계 반발에 흔들리는 정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지속적인 차량공유업체의 해외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초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호주의 카넥스트도어, 지난달에는 인도의 레브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 현대자동차가 최근 지속적인 차량공유업체의 해외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에 막혀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하지만 현대차의 국내 투자는 전무하다. 해당분야의 규제 강화로 원활한 사업진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의 강도는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한국진출 2년 만에 철수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1일 현대차는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Migo)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고는 2016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 2017년부터 모빌리티 다중통합이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선보인 업체다.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미고 앱을 통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다양한 공유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 소요시간 등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공해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사용자에게 적합한 업체를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미고는 사용자를 연결해 준 공유업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이는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속한다. 현대차가 이곳 외에도 글로벌 차량공유업체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국내에서 이 같은 투자를 진행 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엄격해지는 규제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을 하지 못한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 8월 현대차는 카풀서비스 업체인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자 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시도에 스타트업 업체들도 환영하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접촉되는 서비스 특성상 업계의 반발에 부디쳤다. 

이에 정부는 엄격한 카풀규제를 적용했고 현대차는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기 위해 지난 2월 럭시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극심한 것도 있었겠지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완화가 실패로 돌아가며 이같은 사단이 났다. 결국 정부 규제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의 싹을 자른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해당분야에서는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대로 시작된 사업이 없는 상황이다. 당장 현대차가 투자했던 럭시를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도 같은 맥락의 이유로 국내에서 진행하려던 사업을 해외로 돌렸다. 새로운 수익구조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정부에서 막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초 국내에서 카카오T의 호출 유료화 방침을 발표했지만 국토부는 수수료를 현행 수준(1000원)을 초과해 받을 경우 사실상 불허한다는 권고안을 내면서 수익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했고 결국 규제가 덜 강한 일본으로 사업을 돌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국내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신규투자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이익과 추가적인 인력고용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이어져야 하지만 현재 규제는 이 같은 순환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더욱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기술을 살려줄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기술을 통제하는 법안을 만들며 신기술 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노동자들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인력이 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정부가 막아서는 안된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신규사업을 만들어내고 있는 시점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기위해서는 정부의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