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남북 군 당국이 13일 오전10시부터 14일 오전3시까지 17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협상'을 통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 문제를 논의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평화수역을 조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 간 견해차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14일 이에 대해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그동안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을 중심으로 사안별 이행시기와 방법 등을 협의했다"며 "거의 논의를 마무리했지만 합의서 초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공동어로가 가능한 평화수역 조성의 준비단계로 남북은 함정 출입과 해상사격을 제한하는 완충지대 설정에 대해 논의했으나 그 기준선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NLL 기준 등면적 원칙을 제시했지만, 북측은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이에 대해 "기준선을 정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고 언급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인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남북간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를 비롯해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화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남북 양측은 지금까지 2차례 장성급 회담을 통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공동 유해발굴, 일부 GP(감시초소) 시범 철수, 서해 해상 적대행위 중지 등에 대해 협의를 나눴다.

이에 따라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는 남북이 논의했던 합의서 초안 이름이 '포괄적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로 바뀌기도 했다.

DMZ 및 서해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비롯해 양측간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이 담길 군사분야 합의서는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의 안건과 세부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당국자는 이에 대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군사당국간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될 경우, 양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 해소 및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13일 오전부터 14일 오전에 이르기까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이종주 통일부 회담1과장 등은 북측 수석대표인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와 김동일 육군 대좌, 리승혁 육군 상좌(중령급) 등과 논의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