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을 왜 후반 20분도 안돼 교체했을까. 손흥민이 교체돼 물러난 후 토트넘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인터밀란에 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토트넘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출발을 패배로 시작했다. 토트넘은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란의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인터밀란과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후반 7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41분 인터밀란의 마우로 이카르디에게 동점골, 추가시간 마티아스 베치노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선발 출장해 64분을 소화하고 후반 19분 교체돼 물러났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손흥민은 정규리그 2경기 포함 이번 시즌 3번째 출전이었고, 선발로는 처음 나섰다. 시즌 개막전(8월 11일 뉴캐슬전)과 앞선 리버풀전(9월 15일)에는 모두 후반 교체 출전했다.

사실 토트넘은 이날 인터밀란전에서 고전했다. 원정경기라는 부담감도 있었고 위고 요리스,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 등 주전들이 상당수 빠져 베스트멤버를 내세우지도 못했다. 인터밀란의 압박이 초반부터 워낙 강력해 토트넘은 빌드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반은 양 팀 모두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아 득점 없이 끝났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공격 일선을 책임졌지만 이렇다 할 슛 찬스를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 두 팀 모두 골 의지를 보이면서 경기 양상은 조금 달라졌다. 인터밀란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압박이 다소 느슨해지자 토트넘도 측면을 통한 역습 등으로 공격 기회가 늘어났다. 

그러다 후반 7분 에릭센이 행운이 따른 선제골을 넣으며 토트넘이 리드를 잡았다. 에릭센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으나 재차 슈팅했고, 이 볼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인터밀란이 반격에 나선 가운데 손흥민에게 후반 14분 슈팅 찬스가 왔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위협적이었다. 3분 뒤에는 손흥민의 슛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이미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뒤였다.

이제 막 손흥민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상대에게 긴장감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 후반 19분 손흥민은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돼 물러나고 말았다.

꼭 손흥민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이후 토트넘은 인터밀란에 많이 밀렸다. 만회골이 필요했던 인터밀란은 교체 카드를 써가며 강하게 밀어붙였고 에이스 이카드리가 후반 41분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인터밀란은 추가시간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베치노의 역전골이 터져나오며 홈구장 팬들을 열광시켰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출전 등으로 한 달간 강행군을 해 체력적인 후유증이 걱정됐으나 선발 출전한 이날 몸놀림은 가벼워 보였다. 공격수로서 골을 만들지 못했으니 후반 적절한 시간에 교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너무 빨리 교체한 느낌이 들었다. 토트넘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은 것은 손흥민의 책임도 아니었고, 손흥민이 물러난 후 인터밀란 수비수들은 상당히 여유를 갖는 모습이었다. 

인터밀란의 맹반격이 예상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손흥민의 수비 가담 능력도 필요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과 최근 두 차례 A매치(코르타리카, 칠레전)를 통해 전방에서부터의 적절한 압박과 필요할 경우 수비까지 적극 가담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폭이 훨씬 넓어졌음을 보여준 바 있다.

공교롭긴 하지만 손흥민이 교체된 후 토트넘이 두 골이나 내주며 역전패를 당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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