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 대대적 인사·조직개편 전망…삼성·SK, 신사업·투자 등 ‘맞춤형 인사’ 가능성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48)과 구광모 LG 회장(40)이 그룹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과 최태원 SK 회장(58) 등 4대 그룹은 40~50대 총수 최고경영자(CEO) 시대를 맞고 있다. 젊어진 수장들과 함께 각 그룹이 더욱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말 정기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은 신사업 추진과 시장 환경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직개편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연말 정기인사에서 ‘파격카드’가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현대자동차, LG, SK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특히 재계는 현대차와 LG의 인사 폭과 조직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4일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책임과 권한이 한층 강화됐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6월 대표에 선임된 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에 나서며 경영 보폭을 넓히는 상황이다.

우선 재계는 현대차가 정의선 수석 부회장 체제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차의 서열이 확실하게 정리 되면서 조직 정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 내에는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을 추가하면서 나머지 부회장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래차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차량부문에 있는 60대 부회장 4명의 역할이 모호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이 등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조직정비를 통해 미래자동차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인사 배경으로 4차 산업혁명과 모빌리티(이동성)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해 그룹 차원의 민첩하고 효율적인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입지가 강화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동안 관심을 기울였던 미래차 관련 프로젝트도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큰 폭의 연말 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퇴진 등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서 ㈜LG로 이동한 것도 사전 준비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많았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정기인사를 통해 자신의 경영 색깔을 그룹에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12일 LG사이언스파크 현장 경영을 시작으로 LS그룹방문, 남북정상회담 수행 등 LG그룹 대표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구광모 회장은 ‘미래 성장 분야의 기술 트렌드 파악’과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물 발탁과 조직 개편이 정기인사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삼성과 최태원 회장 체제가 공고한 SK는 올해 정기인사에서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 그룹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기존의 틀을 깨는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해 ‘젊은 인재’의 전진 배치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맞춤형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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