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호텔 브랜드 보유, 롯데호텔보다 많아...앱 누적 다운로드 1000만, 연간 거래액 1조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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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건대에 위치한 에이치에비뉴'의 루프탑 온수풀./사진=야놀자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해외에는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러브호텔(모텔)'입니다. 러브호텔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숙박시설인데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있다가 가는 사람들이 많고 도심 어두운 곳이나 외곽에 주로 자리해 있습니다. 프런트에 들어서도 고객을 환대하지도 않습니다. 서로 웃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고객은 도둑도 아닌데 누가 볼까 봐 조용히 객실로 들어가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주로 현금으로 결제를 합니다. 러브호텔이라는 공간은 음성적이고 음습하고 탈법적인 공간으로 비쳐 왔습니다.
이런 러브호텔의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 이미지로 바꾼 대표적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야놀자'입니다. 야놀자는 음지에 숨어 지내던 러브호텔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러브호텔에 카드 결제를 확대해 탈세의 여지를 없앴고, 몰래카메라 '안심존'도 만들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러브호텔에 '나쁜 짓'을 하러 가는 게 아닌, 쉬러 가고 놀러 간다는 이미지를 확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언젠가 대학가 러브호텔에 학생들이 공부하러 간다는 뉴스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지금은 일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야놀자는 우리나라에 있는 러브호텔 문화를 양성화·긍정화 시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힙니다. 미국의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와는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야놀자가 몇 년 전부터 호텔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야놀자의 신규사업은 호텔업뿐 아니라 액티비티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러브호텔' 문화 양성화...얼마전 부터 호텔업 확대 7개 브랜드 보유
야놀자는 현재 '에이치에비뉴', '헤이', '호텔야자', '호텔얌' 등의 호텔 브랜드를 소유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산·경남 지역 최대 호텔 브랜드인 더블유디자인호텔(WNH)을 인수했다는 소식도 전해왔습니다. WNH는 '하운드', '브라운도트', '넘버25' 등의 호텔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써 야놀자는 총 7개의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 됐습니다. 국내 최대 호텔 기업인 호텔롯데와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호텔롯데가 국내에 시그니엘, 롯데호텔, 롯데시티호텔, L7, 롯데리조트 등 5개 브랜드를 보유한 것과 단순 비교하면 야놀자가 더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 됐습니다.
야놀자는 한국관광공사가 부여하는 별 3개 이하의 호텔들을 가지고 다양한 컨셉의 호텔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야놀자를 주목하자'라고 말한 배경은 야놀자의 행보가 기존 호텔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야놀자는 '호텔업은 부동산업'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프랜차이즈와 플랫폼 사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를 전개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호텔은 돈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과 건물이라는 큰 하드웨어가 있고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야놀자는 기존 호텔들이 직접 하지 않았던 것을 직접 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호텔들이 신규 오픈할 때 보면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호텔 곳곳에는 갤러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라는 등의 말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호텔 어메니티도 해외 유명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자랑합니다. 호텔이 큰돈이 안된다고 하면서도 호텔에 소위 '돈칠'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호텔업에는 오너들이 크게 관여하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보다 '오너의 취향'이 우선될 때가 많습니다. '호텔은 오너들의 놀이터'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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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광안리의 하운드호텔./사진=더블유디자인호텔 |
호텔 인테리어, 어메니티, 매트리스 등 직접 개발
하지만 야놀자는 호텔 인테리어를 내부에서 직접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메니티도 야놀자 내의 '좋은숙박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침대 매트리스도 직접 개발해 외주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호텔들이 식음료와 객실, 멤버십 등으로 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반면 야놀자는 경영 컨실팅 뿐 아니라 인테리어, 어메니티, 매트리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들이 급감해 객실이 텅텅 비어있다', '호텔들이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라며 기존 호텔 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는 동안에도 야놀자는 매년 75%대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거래액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야놀자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야놀자의 어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횟수는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지난 6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야놀자 앱 누적 다운로드는 1000만을 돌파했습니다. '여행 및 지역정보' 카테고리상 다운로드수 1000만을 넘긴 국내 앱은 야놀자,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65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야놀자 앱을 통해 실시간 예약을 하고 있다는 점으로 보여집니다.
국내 1위 호텔 기업인 롯데호텔의 앱 다운로드 횟수는 얼마일까요? 신라호텔의 앱은 고객들이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작동은 되고 있을까요? 멤버십에 가입해 있고 앱을 다운로드 받은 직원들을 얼마나 될까요?
국내 호텔들은 이런 플랫폼이 약해 메리어트나 하얏트와 같은 글로벌 체인에게 매년 매출의 20% 가량을 지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 글로벌 체인 브랜드를 달지 않더라도 고객들을 모으기 위해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같은 OTA(온라인 여행 에이전시)에 10~30%의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돈을 벌고 싶어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죠. 이런 점에 있어 야놀자는 자체 플랫폼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경우입니다.
몇 년 전 전 세계적으로 숙박공유가 성행하면서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가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롯데호텔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나오지 말라는 보장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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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의 '넘버25' 시그니처 센텀점./사진=더블유디자인호텔 |
1000만 다운로드 '모바일 플랫폼' 강점...'환대'와 '서비스' 숙제
야놀자는 기존 호텔방식과 숙박공유 사이의 또 다른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업계는 아직 야놀자에 큰 관심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우리 같은 럭셔리급 호텔 고객과 야놀자를 가는 고객들 간의 교집합이 있는 것 같지 않아 큰 관심이 있지 않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 야놀자의 고객층과 5성급 호텔 이상을 가는 고객층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놀자 앱을 보면 모텔부터 5성급 이상 호텔까지 다양하게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갖춰져 있습니다. 야놀자 역시 럭셔리 호텔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을 겁니다. 사람들은 이미 모바일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호텔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다, 고객층이 다르다고 관심을 끈다면 앞으로 국내 호텔들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입니다.
물론 야놀자에도 개선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앱에서 대실 예약을 할 수도 있고, 예약 취소도 앱에서는 불가능하게 막아놨습니다. 예약 취소를 하려면 고객센터에 전화해 취소해야 합니다.
또한 호텔의 생명은 '환대'와 '서비스'인데 야놀자가 얼마나 이를 실천하고 교육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인 만큼 직원들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또 호텔은 장기적으로 이용하는 충성 고객층들이 많아야 하는데, 야놀자를 이용하는 고객 중 충성고객들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야놀자의 행보는 기존 호텔업계에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봅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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