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탈출의 최후 카드였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이 무산되면서 동부그룹이 1차 난관에 부딪쳤다.
동부그룹은 오는 27일 채권단이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제철의 회사채를 상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회사채 차환발행심사위원회 구성원인 신용보증기금이 회사채 차환발행에 선뜻 찬성하지 않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26일 "포스코가 패키지 딜을 포기하면서 향후 재무구조개선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율협약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과 채권단이 100% 동의해야 성사된다. 동부그룹의 동부제철 회사채 상환 계획 차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동부제철의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1100억원에 달한다.
신보가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발행에 찬성하지 않으면 결국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계열사 동부CNI는 당장 다음달 5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을 갚아야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동부CNI는 최근 안산공장을 담보로 회사채 250억원 가량을 발행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의 투자 위험성이 커졌다며 회사채 발행에 대해 '신중모드'를 취하고 있다. 패키지 딜이 무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장에선 한 계열사가 부도가 나면 다른 계열사도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동부CNI의 경우 동부팜한농(36.08%), 동부건설(22.01%), 동부제철(14.02%), 동부하이텍(12.4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동부인베스트먼트도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설립된 해인 지난 2011년 2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