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평 60km 구간 타보니···‘정숙성·승차감’ 명불허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렉서스가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공략할 새 병기를 내놨다. 6년만에 풀체인지된 7세대 ES를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출시한 것. 직접 타본 신형 ES는 기존 ES의 개성을 지키면서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주행 감성'은 더욱 풍부해진 느낌이다. 

렉서스가 신형 ES를 개발하면서 ES만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새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많은 시도를 했다는 흔적이 엿보였다. 

   
▲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300h’ 정측면.


   
▲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300h’ 주행모습.


지난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있는 커넥트투에서 경기도 가평 더 스테이 힐링 파크(The Stay Healing Park)를 잇는 약 62km 구간에서 신형 ES를 시승했다.

신형 ES의 달라진 대목은 GA-K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점이다. 저중심 설계로 좌우 흔들림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엔진의 경우 기존 158마력이던 최고출력을 20마력 파워업, 178마력에 맞췄다. 이를 통한 시스템 총 출력은 203마력에서 218마력으로 향상됐다. ES300h의 공인 연비는 17km/ℓ로 전세대(14.8km/ℓ)보다 성능과 효율면에서 업그레이드 됐다.

외관은 ES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감한 시도가 눈에 띈다. 렉서스 디자인 상징인 전면부 스핀드 그릴(렉서스 패밀리룩)은 세로핀으로 바뀌어 날카롭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또 이전 세대의 다소 밋밋한 느낌이던 테일램프를 슬림하게 바꿔 고급감을 더했다.  

   
▲ 신형 ES는 신개발 플랫폼 GA-K(Global Architecture-K)를 적용하여 디자인과 주행 성능의 큰 혁신을 이뤄냈다.


   
▲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300h’ 실내.

신형 ES는 배기량 2494cc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218마력의 성능을 낸다. 이전 세대의 203마력 대비 향상됐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릴 때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높였는데 운전에 전혀 무리가 없었고 직진 안전성을 잃지 않았다. 토요타 관계자는 “저중심 설계를 통해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주행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S의 트레이드마크인 '정숙성'은 한층 더 깊어졌다. 차체에 세 겹의 차음시트를 적용, 소음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돼  다이나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시속 40km 이내에선 전기(EV) 모드 가동돼 엔진 소음이 전혀 나지 않는다. 이외에 엔진룸 소음 흡수, 타이어 노이즈 저감과 스피커를 통한 소음 차단 기능도 적용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마자 가속감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곡선 구간을 선회할 때 타이어가 노면을 꽉 움켜쥐는 접지력도 뛰어나다. 가속 후 브레이크를 밟을 때 느낌은 조금 묵직하지만 스티어링 휠 조작이 제법 부드러워 주행에 크게 방해되지는 않는다. 

반자율주행은 ES300h 운전의 또 다른 '재미'다. 렉서스가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로 명명한 이 기능은 앞 차량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핸들을 잠시 놓아도 알아서 차선을 따라 돌아가고 앞차 와의 간격을 인지해 속도를 조절해 준 덕분에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시승을 마친 후 계기반 디스플레이에 기록된 연비 수치는 14km/ℓ로 표시됐다. 성능 체험을 위해 급가속을 반복했고 스포츠 모드로 차를 몰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주행 연비는 괜찮은 편이다. 패들 시프트(운전대에 붙은 수동 기어 레버) 조작에 능숙한 운전자들이라면 충분히 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300h’ 주행모습.


   
▲ 렉서스 ‘뉴 제네레이션 ES300h’ 후면부.


ES300h의 판매 가격은 수프림 5710만원, 럭셔리 6050만원, 럭셔리플러스 6260만원, 이그제큐티브 6640만원이다, 최상급 바로 아래 단계인 럭셔리플러스 트림은 BMW 520d(6330만원)보다 70만 원 싸다. 한국도요타는 시승행사 전 주 기준으로 신형 ES의 사전계약 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월 판매 목표는 666대 수준으로 출시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렉서스는 ES300h의 경쟁자로 BMW 520d, 벤츠 E클래스를 지목했다. 올해 남은 기간 수입차 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도전자 ES300h가 베스트셀링카 BMW 520d와 E클래스와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다. 최근 520d와 E클래스가 수입차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렉서스의 독일차 브랜드 ‘기선제압’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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