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까지 나서서 인터넷은행 오해 두 가지 해명
기존 은행보다 금리 높지 않고 중·저신용자 비중 높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출범 취지와 달리 전체 대출에서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 비중이 작고 기존 은행보다 금리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적극 방어에 나선 것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 문제로 곧 있을 국감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증인으로 호출해놓은 상태라 양측 간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울시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에서 진행된 '중금리 대출 활성 방안 간담회'에 참석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제정하면서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이 주로 제기했던 문제가 중금리대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었다"며 "출범 1주년 차라는 점과 기존에 대출을 실행해준 금액 규모로 보면 절대 적지 않다"고 발언했다.

자체 중금리대출 통계가 잡히지 않는 카카오뱅크의 자체 보증부 대출이 9000억원을 넘어섰고 케이뱅크가 자체 중금리대출로 4000억원 이상을 소화해 금액 규모로 보면 결코 적지 않다는 게 최 위원장의 이야기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카카오뱅크에서 열린 '중금리대출 활성 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하지만  제 의원은 대출 취급 규모가 높다는 주장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고신용자들이 대부분의 대출을 받아갔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 의원은 올해 국감을 앞두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신용등급 4~7등급)이 전체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9%와 16.8%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은 지난 8월 말 잔액 기준에 따른 것으로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인터넷은행 측은 금액기준이 아니라 건수 기준으로 따져야 정확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액 기준으로는 고신용자의 대출 실행액이 더 많아 높게 보일 수 있는데 건수로 치면 매월 38~39%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달 말 기준으로는 38%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건수로는 36% 이하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돼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 의원실 관계자는 "설립 초기 때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해놓고 기존 은행보다 3~4% 높으니 인터넷은행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건수와 금액의 차이를 논할 게 아니라 지난 1년간의 영업 실적을 통해 진정 중금리대출 확대에 기여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다만 잔액이냐 건수냐에 따라 추가적인 통계 논란도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대출의 차주 특성 등을 살필 때 잔액 기준으로 놓고 살펴봐 기존에 발표된 통계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올해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신용대출의 차주 특성과 건전성 통계를 집계할 때 대출의 신용등급별 비중을 잔액 기준으로 설정해 분석하기도 했다.

중 신용자 비중 논란 외에 같은날 최 위원장은 금리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하는 발언을 했다. 현재 각 은행은 대출 금리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고시해놓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살피면 인터넷은행의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최 위원장은 "케이뱅크 중금리대출의 경우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취급한 은행보다 금리가 단순하게 더 높게 나온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은 "고 신용자보다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이 활성화돼 평균을 내다보니 높게 보이는 것이다"며 "내년부터 대출 금리 비교 공시 때 중금리대출만 별도로 분리해 오해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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