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한국투자증권과 비즈니스 영역이 겹치게 돼 셈법이 복잡해졌다.
10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업계에 많은 파장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증권업계에 진출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현재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인수절차가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카카오가 증권사를 갖게 되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증권업 서비스와 상품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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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카오 제공 |
이미 카카오뱅크로 은행업에 파란을 일으킨 카카오가 증권업계에도 비슷한 신드롬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입장이 다소 복잡해졌다. 카카오뱅크의 지분 58%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이 1000만 명을 돌파하면 내년부터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판매 등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지난달 공개석상에서 “일단 고객을 확보해야 물건을 팔 수 있다”며 “올해는 무조건 카카오뱅크 고객 1000만 명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한바 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카카오와 합작한 이유는 좋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다 단순하고 손쉽게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적은 고객이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 광풍 등으로 20대 사이에서는 ‘투자’라는 키워드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첫 자산관리를 돕는 금융상품을 출시한다면 카카오증권(가칭) 역시 카카오뱅크 못지않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여기에 기대를 걸고 지난 3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카카오뱅크에 공을 들였다.
결과적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증권의 비즈니스 영역이 다소 겹치는 상황은 불가피해 보인다. 카카오 서비스 고객 수는 카카오톡 4358만명, 카카오페이 2300만명, 카카오스탁 200만명, 카카오뱅크 618만명 등이다. 카카오페이가 계열사 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해 사업에 나서면 한국금융지주와 사업 모델이 겹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사의 관계를 반드시 경쟁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증권의 경우 사회초년생 등 기존에 없던 고객과 시장을 새롭게 만들면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투와 출혈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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