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11일 하루만에 4% 가까이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역시 4% 넘게 빠지며 '검은 목요일'이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 재부각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남아 있는 올해 증시 흐름 역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전부 반납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무려 83.51포인트(-3.75%) 급락한 2145.10을 나타내고 있다. 8거래일째 계속된 하락세로 일부 종목에서는 투매 장세마저 연출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다수의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는 등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3000까지는 아니더라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 증권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해 연말을 불과 두 달 남짓 앞둔 현 시점에서 그러한 장밋빛 낙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일단 우리로선 통제가 불가능한 미국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미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세가 한미 금리격차를 부각시키면서 국내 투자자금 이탈을 가속화 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전쟁 변수는 글로벌 증시의 폭락 장세를 만들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831.83포인트(-3.15%) 폭락한 2만5598.74에 거래를 마감했다.

뿐만 아니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또한 3.29% 급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4.08% 폭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초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크게 내렸다.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하반기 들어 강조되면서 국내 증시 불확실성도 불가피하게 커졌다. 좋지 않은 징조는 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세계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당초 2.7%에서 0.2%포인트 하향한 2.5%로 내다봤다. 중국 성장률도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6.2%로 제시했다.

이와 같은 상황의 여파로 연저점까지 내려온 코스피는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이날 현재 2100선 중반까지 내려와 있다. 삼성증권은 증시 쇼크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해 하반기 코스피 저점은 2100선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유승민 연구원은 폭락 장세의 원인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본격화된 미국채 금리 상승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리스크 재평가 △미·중 무역갈등 △기술주의 실적 우려 등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 그동안 선진국 증시 강세 사이클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들이 부진할 경우 마땅한 대체 성장주는 부재하는 상황이다. 

유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 순응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의 해소 가능성이 낮다”면서 경제와 기업이 새로운 영역에 진입한 금리를 극복할 수 있을지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하반기 코스피 하단을 2100선으로 제시했다.

어느새 코스피 상단보다는 하단(지지선)에 대한 전망이 중요해진 가운데 그간 기록적인 실적을 내온 국내 증권사들의 하반기 성적 또한 불안해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증시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들의 이익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간극도 벌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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