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AI 경쟁력 강화 전사적 노력…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정책적 뒷받침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정보기술(IT)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전장이 인공지능(AI)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양사는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수뇌부가 핵심 미래 사업으로 AI를 점찍은 가운데 기술과 연구인력 확보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 뉴욕 AI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IT 시장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과 5G통신장비 시장에서 영역 다툼이 치열하다. 미래 IT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AI를 두고도 양사는 사활을 건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AI는 5세대(5G) 통신과 바이오, 전장부품 등과 함께 삼성이 지목한 4대 미래 성장사업 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캐나다 토론토·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에도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AI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해외 출장에서도 AI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 부회장은 캐나다 토론토와 유럽 거점을 순회하며 AI연구센터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AI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전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를 통해 지난 1일부터 2주 동안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생활 속 AI 시나리오를 토론해 봅시다’를 주제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들을 과제로 도출해, 실행이 가능한 과제는 상품화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AI 전략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8'에서 화웨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를 공언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는 내년에 AI 기반의 칩세트 '어센드 910'과 미니 버전인 '어센드 310'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어센드 910은 엔비디아 제품(V100)보다 처리 속도가 두 배 빠른 256테라플롭스 수준의 고성능 칩세트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화웨이는 향후 3년간 AI 개발자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화웨이의 AI 전략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제조 2025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2030년까지 AI 핵심산업 규모를 1조 위안(한화 약 165조원), AI 관련 사업 규모를 10조위안(165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AI 기술 개발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술 육성계획과 속도 등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시스템이 다른 우리와 중국정부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신사업 규제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 개인정보다.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은 데이터의 교환이 필수적이다.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 등 정책적 유연성이 뒷받침 되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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