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조윤제 주미대사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 9·19 남북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13일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남북 군사합의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조 대사는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국방부와 유엔사령부 간에 사전 협의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에게 항의하자, 강 장관은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이 '알면서도 모른다고 한다고 크게 화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보기에 당시 강 장관은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조윤제 주미대사./사진=연합뉴스


이에 조 대사는 남북 군사합의서 조율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과 협의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항의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또 우리의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 해제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은 우리의 승인(approval)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선 "미 정부에서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듯이 한미 공조는 실시간으로 되고 있다"며 "갑자기 기자들로부터 우리나라가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 생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제재완화는 없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문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동의하지 못하면 못 풀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한국이 너무 과속하고 있다는 미국의 항의를 들은 적 없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그런 의견을 표명한 바는 있다고 답했다.

조 대사는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4시간 넘게 함께 있으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며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장소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 시 (논의가) 있었으며 다 마무리가 되지는 않았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시기와 날짜는 이쪽에서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주한미군 철수론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에 기반한 것이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이후에도 주둔하길 바란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과 관련, "저희가 예상할 수 있는 시간 내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의회 내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는 데 대해 확고한 지지가 있으며, 행정부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