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여론재판 공권력 남용 후유증, 마구잡이수사 기업옥죄기 없어야
결국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불기소처분됐다.

검찰은 조 전무의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이라며 불기소처분 결정을 내렸다. 경찰과 검찰은 지난 6개월간 형사처벌할 거리를 찾아 이잡듯 뒤졌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서슬퍼런 공권력도 그에 대해선 공소유지가 불가능함을 자인한 셈이다.     

정부와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등이 총동원돼 가혹한 여론재판을 가했던 물컵사건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가고 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조전무는 한국사회 특유의 마녀사냥과 여론몰이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경찰과 검찰 등 공권력은 지난 6개월간 조전무에 대해 마구잡이식 먼지털이 수사를 벌였다. 그 끝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방송과 주요신문, 인터넷상에서 조전무는 악녀, 마녀 등으로 과도하게 분칠됐다. 

한국사회 특유의 부박한 여론정치, 대기업 2세들에 대한 생리적인 거부감과 반발이 그를 용서못할 갑질녀로 매도시켰다.

물컵던지기는 대한항공 신규 광고를 담당했던 광고기획사 직원들과의 회의도중 우발적으로 발생했다. 수십억원을 줘야 하는 대한항공의 광고담당 최고책임자 조전무 입장에선 불성실하게 만든 광고시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

그가 컵을 던진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광고기획사 직원을 향해 던진 것도 아니고, 광고업무를 방해를 한 것도 아니다. 조전무로선 믿었던 광고기획사의 실망스런 광고시안 납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

물컵사건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수년전 땅콩후진 갑질사건과 오버랩돼 대한항공 오너가를 향한 마녀사냥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재벌가 2세의 윤리적 경영은 중요하다. ‘금수저’로서 태어났으면 남다른 겸손과 배려, 성숙한 인격을 형성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 조전무는 한국사회 특유의 반기업 및 반금수저 정서를 감안하면 격한 감정표출을 자제했어야 한다. 일시적인 분노조절 장애가 한진그룹과 부모 형제자매들을 격심한 사법처리의 길로 이끌줄 몰랐을 것이다. 그로선 통탄스런 일일 것이다.

   
▲ 검찰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전무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물컵갑질 여론재판이 아무리 거세도 공소유지를 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가혹한 물컵수사 과정에서 공권력과잉수사 논란만 불거졌다. 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재계는 현정부들어 적폐세력으로 낙인찍혀 사법처리공포에 휩싸여 있다. 여론재판 대신 법에 의한 행정이 절실해지고 있다. /MBC화면 캡처 자료사진


한진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공권력의 과잉처벌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양호회장과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이사장은 물컵사건이후 혹독한 시련을 당했다. 조회장은 지난 9월말까지 무려 4번이나 검찰 경찰 등의 포토라인에 섰다. 법원은 모조리 그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가족들이 혐의에 대해 총수인 조회장까지 마구잡이로 소환한 것은 망신주기라는 지적이 많다. 이명희 전이사장도 폭언 폭행혐의로 수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줄줄이 기각됐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정권차원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했다. 검찰 경찰 교육부 국토부 국세청 관세청 법무부 공정위 농림축산본부 보건복지부 등이 총동원됐다. 11개 정부부처가 동원돼 한진가를 이잡듯 뒤졌다. 단일그룹에 대한 전방위 옥죄기는 유례가 없었다. 조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박탈하려 했다. 무더기 사법처리와 국민연금을 동원해 오너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노골화됐다. 법치는 형해화됐다. 여론재판이 법치를 지배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와 재산권보호는 짓
밟히고 있다.   

교육부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해 20년전 인하대 학사편입문제를 다시 뒤져 졸업취소를 내린 것은 가혹한 처벌이었다. 한진가는 수십년간 인하대에 수백억원을 지원했다. 졸업생 중 상당수를 매년 대한항공 등에 입사시켰다. 인하대는 한진그룹이 없다면 존립이 힘들 정도로 그룹 의존도가 높다. 정권차원의 한진손보기가 작용하면서 조사장도 졸지에 고졸자로 전락했다. 중우정치로 정권을 유지하는 촛불세력이 사라지는 차기정권에서나 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조회장 일가에 대한 과도한 옥죄기와 공권력 남용, 여론재판 및 마녀사냥, 마구잡이수사등은 씁쓸한 부작용을 남겼다. 아무리 여론재판이 비등해도 모든 혐의는 법치로 다스려져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남겼다. 물컵사건은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사안이지만, 구속 등 사법처리까지 할 사안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진만이 난타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 롯데 효성 등 상당부 재계총수들이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글로벌그룹들은 요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올들어 9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온갖 문서들을 뒤져 별건수사로 압박하고 있다.

공권력의 과잉수사가 글로벌기업들을 잔뜩 주눅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때다. 공권력남용은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기업보국 등의 애국심을 갖고 있는 기업가들이 과잉수사등으로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일자리와 실업률은 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를 방불케 한다. 기업들의 투자 및 일자리창출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가들에 대해 매질만 하지 말고, 격려하고 등을 다독거려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재계와 함께 정경협력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 글로벌기업을 적폐세력으로 매도하면서 일자리정부가 되겠다는 것은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마녀사냥과 마구잡이 수사가 기업에 대한 무리한 옥죄기로 일탈하지 말아야 한다. 여론재판보다는 법에 의한 통치와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어떤 경우든 법치가 무너져선 안된다.

한진도 차제에 왜 극심한 여론재판의 도마에 올랐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대한항공에서 소중한 생계를 꾸리는 직원 일부가 온갖 안티한 행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직원들과 위기극복을 위한 유대감조성과 신뢰감 회복이 절실하다. 오너일가가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